등록 : 2005.05.10 18:45
수정 : 2005.05.10 18:45
■블릭스 전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
“부시 미 행정부는 자국의 핵감축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 때문에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저지와 관련해 국제사회로부터 ‘무언의’ 지지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참가중인 한스 블릭스(77) 전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비핵보유국들이 북한과 이란 핵문제를 우려하고 있음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또 미 유엔대사 지명자인 존 볼턴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조약이나 국제법을 무시했던 태도도 이런 반응에 일조했다고 꼬집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2일 개막된 평가회의는 아직 의제도 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블릭스는 20여년간 스웨덴의 제네바 군축회의 대표를 거쳐 외무장관을 역임한 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1981~1997년)을 지낸 군축 전문가이다. 퇴임 뒤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2000~2003년)을 지내다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임무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그는 이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석유 때문이라는 견해를 갖게 됐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안전보장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북한에 경제적 유인책을 적극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스웨덴 정부의 지원으로 결성된 대량살상무기위원회(WMDC)의 위원장을 맡아 활동중이다. 이 위원회는 내년 초까지 대량살상무기 위험성을 줄일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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