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13 18:42
수정 : 2005.05.13 18:42
아프간·이라크 침공 특수…현금넘쳐 고민
이라크 전쟁 등으로 돈방석에 앉은 미 군수업체들이 넘쳐나는 현금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미 국방 예산이 사상 최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록히드 마틴, 노스럽 그러먼,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군수업체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250억~3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미 국방부로부터 많은 물량을 수주하고 있는 유럽 군수업체들도 150억~200억달러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주로 무기 구입에 들어가는 미 국방부의 조달 예산은 지난 98년 480억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미국의 2001년 아프가니스탄과 2003년 이라크 침공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이번 회계연도에는 780억달러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90년대 후반 불황으로 합병 물결에 휘말렸던 군수업체들이 단번에 호황을 맞았다.
업계 1위인 록히드 마틴은 지난해 말 매출액이 355억달러로 2001년에 비해 115억달러나 급증했다. 2000년 4억5500만달러에 불과했던 현금보유액은 27억달러로 늘었다. 2006년 말이면 49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위 군수업체인 보잉의 현금 보유액은 약 65억달러다. 보잉은 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 항공기에서 나오지만, 군수 분야의 매출과 이익도 급증하고 있다. 노스럽 그러먼은 12억달러, 제너럴 다이내믹스도 11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늘어난 수익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재원으로 쓰기를 바라는 월가나 주주들의 희망과는 달리, 국방부는 이들 기업들에 국방 분야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거나 제품개발을 위한 기업 인수 등에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월말에는 미 회계감사국이 보고서를 내, 국방부가 1조3천억달러로 예상하는 70여개 주요 무기시스템 구축에 실제로는 비용이 20~50% 더 들어갈 것이며, 앞으로 10년 동안 무기구입 비용이 수천억달러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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