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3 20:06
수정 : 2005.07.14 03:14
부시 “대선 승리 설계자” 극찬 리크게이트 불구 감싸기 나서
‘천재소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칼 로브(54·사진) 백악관 부비서실장에게 붙여줬다는 별명이다. 로브에 대한 부시의 신임이 그대로 묻어난다. 부시 대통령은 13일 리크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로브를 감싸안았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부시의 신뢰는 어디서 오는 걸까?
두사람의 첫 만남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 부시의 참모였던 칼 로브는 그때 워싱턴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온 지금의 부시 대통령에게 차 열쇠를 넘겨주는 심부름을 했다고 한다. 1980년대 텍사스에서 정치컨설던트를 하던 로브는 부시를 다시 만나 많은 대화를 하며 그의 최측근 참모가 된다. 로브가 대학을 중퇴한 점에 부시의 마음이 끌렸다는 얘기도 있다. 로브 없이 지금의 부시는 불가능했다는 데엔 별 이견이 없다. 1994년과 98년의 텍사스 주지사 선거, 2000년과 2004년의 대통령선거는 모두 로브의 작품이다. 지난해 대선이 끝난 직후 부시는 로브를 가리켜 “이번 선거운동의 설계자”라고 칭찬했다.
로브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부시의 ‘텍사스 사단’ 중 한사람인 마가렛 스펠링 교육부장관은 “로브는 친절하고 신사적이다. 밖에서 그를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악의 화신) 다스베이더로 보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깥뿐 아니라 부시 진영에서 떨어져나온 사람들도 로브를 ‘오로지 승리만을 좇는 선거전문가’라고 평한다.
로브가 처음 아버지 부시의 눈에 띄었던 것도 그가 전국공화대학생연맹 집행위원장에 당선될 때 기성정치인 뺨치는 교묘한 선거기술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영국 신문 〈가디언〉은 전했다.
전직 백악관 참모 존 딜룰리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칼 로브는 현대 미국정치에서 대통령에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참모일 것”이라며 “그는 모든 정책을 오로지 선거라는 잣대로만 평가한다”고 말했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