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5 19:08
수정 : 2005.07.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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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주재 미국 대사와 그의 아내 발레리 플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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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게이트 발단 윌슨 전 이라크 대사 “아내 발레리 당혹…정의는 실현될것”
리크(누설)게이트의 발단이 된 조지프 윌슨(55) 전 이라크 대사가 14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칼 로브는 2003년 6월 윌슨 전 대사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한 뒤 그의 부인 발레리 플레임(42)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란 걸 기자들에게 흘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윌슨 전 대사는 이날 〈엔비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은 약속대로 로브를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아내는 이 일로 우리 가족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데 당혹해하지만, 그래도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윌슨은 1991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란 찬사를 받아 유명해진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그는 1차 걸프전 직전 이라크 대사관에 근무하면서 1백여명의 미국인들을 바그다드 미국대사관에 대피시키고, 이들을 내놓지 않으면 처형하겠다는 사담 후세인의 위협에 맞섰다.
윌슨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근무하던 1997년, 워싱턴의 한 파티장에서 지금의 아내 발레리를 만나 결혼했다. 그때 그는 비밀인가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발레리가 비밀요원 신분을 그에게 고백한 건 위법이 아니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발레리는 자신을 개인기업의 에너지 전문가라고 소개해왔는데, 이 기업이 중앙정보국의 위장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발레리의 비밀요원 신분이 공개됐을 때 중앙정보국은 법무부에 누설자를 색출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미국에서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설하는 건 연방법 위반이다. 윌슨의 아내는 아직도 중앙정보국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이피통신〉은 15일 로브가 지난해 연방대배심에서 ‘플레임이 중앙정보국의 비밀요원이란 사실을 칼럼니스트인 로버트 노박한테 들었고, 나중에 이 정보를 타임지 기자와 논의했다’고 증언했다고, 익명의 대배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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