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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2 18:18 수정 : 2005.08.02 18:23

머독 일가 뉴스코프 경영권 내분 계기 “지분 3%로 세습까지 너무 심해” 여론 “2세 경영 기업가치 되레 파괴” 연구결과도


전세계적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74)의 후계자로 꼽혀온 큰아들 래클런(33)이 돌연 경영일선에서 사퇴한 것을 계기로, 미국 대기업의 족벌세습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1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머독의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부운영책임자 겸 <뉴욕포스트> 발행인인 래클런의 사퇴 이후, 머독은 차남 제임스(32) ‘B스카이B’ 최고경영자를 후계자로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돈다. 그러나 법적으로 뉴스코프 의결권 주식의 30%만 소유하고 있는 머독이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행태에 대해선 비판이 높다.

경영권 둘러싼 내분=머독의 큰아들 래클런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내가 자란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머독 가족을 잘 아는 인사들은 “최근 머독이 큰아들의 경영방식에 많이 개입하면서 큰아들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온 게 사퇴의 결정적 배경”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 머독과 세번째 부인 사이에서 난 3살과 2살 난 딸에게 좀더 많은 신탁재산을 배분하려는 논의를 지난해부터 머독이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 역시 큰아들 사퇴의 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머독은 결혼을 세 번 하며 46살 난 큰딸부터 2살 난 딸까지 6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둘째딸 엘리자베스(36)도 수년간 경영에 참여하면서 후계자 수업을 받았지만 지난 2000년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회사에서 나갔다.

족벌세습 비판론=<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루퍼트 머독 가문의 갈등을 다룬 분석기사에서 “이번 사건은 ‘왜 주식회사의 경영권이 세습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경영권을 가진) 족벌은 (낮은 지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집중적으로 소유함으로써 회사를 통제한다”며 비아콤이나 <워싱턴포스트> 등이 그런 사례에 속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머독은 뉴스코프 주식 의결권의 약 30%만 소유하고 있고, 이동통신칩 제조회사인 퀄컴의 제이콥 가문은 불과 3%의 주식 의결권을 갖고 있지만 경영권을 세습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경영권 세습의) 찬성론자들은 족벌에 속한 인사들이 어려서부터 회사 내부의 깊고 비공식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여러 대에 걸친 ‘기업의 가치’를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토머스 아이젠먼 교수는 “경영권을 넘겨받는 2세들이 과연 합당한 인물인지를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다”고 말했다. 또 1994~2000년에 미국 508개 족벌 대기업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전문가 라피 애밋의 연구결과를 보면, 2세에게 경영권이 세습됐을 때 기업의 가치는 오히려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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