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강타한 29일 아침 한 남성이 자신의 집 지붕이 날아가자 주민 수천명이 대피해 있는 뉴올리언스 슈퍼돔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뉴올리언스/AP 연합
|
2개주 재해지역 선포, 전략유 방출 검토
석유시설 등 파괴 땐 피해 장기화 우려
최대 시속 24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29일 새벽 6시께(이하 현지시간)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을 강타,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러배머주 등에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잇따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2개 주에 대한 `주요 재해지역 선포'를 승인했으며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카트리나의 강타로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에 따라 국제유가가 이날 한 때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으며 산유시설 파괴 등으로 인한 피해확산이 우려된다.
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동경로
|
◇ 피해 현황 = 카트리나는 전날밤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에서 4등급으로 다소 약화된 상태에서 뉴올리언즈 동쪽편을 강타했으며 인근 미시시피와 앨러배머주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카트리나는 이날 오후 2시께에는 세력이 1등급으로 약화돼 내륙으로 향하고 있다. 카트리나 상륙으로 이제까지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홍수로 고립된 지붕 위와 무너진 건물더미 등에서 구조를 요청하고 있는 사람들이 잇따라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구조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풍과 폭우 때문에 구조작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홍수피해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돼온 인구 140만명의 뉴올리언즈는 허리케인이 살짝 비켜가 둑이 붕괴되는 등 최악의 피해는 면했으나 정면으로 헤리케인을 맞은 세인트 버나드 패리시에서는 40만가구가 침수됐다. 뉴올리언즈에서도 동부지역 시가지가 물에 잠겼으며 홍수에 고립된 115명이 지붕위에서 구조를 요청하고 있고, 건물 20여채가 무너졌으며 1만여명이 대피하고 있는 뉴올리언즈 슈퍼돔은 지붕이 강풍에 뜯겨져나갔다. 또 피해가 큰 이들 3개주와 플로리다에서는 정전이 잇따라 총 130만명이 암흑 속에 밤을 맞았다.
경찰은 상가지역 등을 대상으로 특별 순찰에 나섰으나 일부 지역에선 물건을 훔치던 7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강타한 29일 새벽 거센 강풍과 해일로 인해 바닷가의 배가 해안 고속도로까지 밀려 올라와 있다. 미시시피/AP 연합
|
◇ 재난지역 선포 = 부시 대통령은 피해가 큰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2개 주에 대한 `주요 재난지역 선포'를 승인했으며 석유수급 차질을 우려,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애리조나주에 머물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허리케인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계속 대피해 있을 것을 촉구하며 "그동안 미국은 우리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카트리나의 강타로 피해를 입은 에너지 생산업체와 정유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밖에 미국 적십자사는 수 천 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 미 역사상 최대의 재해지원작업에 나섰으며 환경당국도 석유와 화학물질 유출에 대비해 비상대책반을 급파했다. ◇ 석유피해 = 해상에서 최고 시속 280㎞에 달한 카트리나의 피해를 우려한 석유회사들은 해상 유전시설과 정유공장을 폐쇄했지만 최소한 2개의 해상 정유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셸사는 노벨사와 트랜스오션사가 각각 보유한 원유 시추시설 2개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따라 미국시장 원유 선물가격은 이날 개장 초 배럴당 5달러나 폭등한 70.80달러까지 치솟았다 다소 진정됐으나 향후 해상 석유시설 등의 피해 상황에 따라 전세계적 경제적 파장이 우려된다. (워싱턴=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