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31 18:45
수정 : 2005.09.01 02:11
“자살테러” 외침에 대피하다 압사등 참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시아파 성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비명소리에 놀란 시아파 순례객들이 대피 소동을 벌이면서 1천여명의 사상자가 났다.
31일 오전 11시30분께(현지시각) 전국에서 모인 100만여명의 시아파 순례객들이 자살테러에 대한 두려움으로 한꺼번에 티그리스강 다리를 건너 피하려다 640여명이 압사하거나 강에 떨어져 숨졌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가 이라크 내무부 차관의 말을 따 전했다. <아에프페 통신>은 익명의 보안관계자의 말을 따 816명이 숨지고 323명이 다쳤다고 전했고, <로이터 통신>은 647명이 숨지고 301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들은 누군가가 “군중 속에 자살폭탄자가 있다”고 소리를 지르자 수백명이 일제히 도망가면서 깔려 죽기도 하고, 한꺼번에 다리로 몰리면서 다리 난간이 무너져 익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폭탄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강에 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아파 순례객들은 이날 시아파 성인으로 추앙받는 7대 이맘 무사 카딤을 추모하는 연례 행사가 열리는 바드다드 카디미야 사원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사건이 발생하기 2시간 전에는 카디미야 사원을 상대로 저항세력의 공격이 발생한 터라 순례객들 사이에 긴장감이 팽팽해 있던 상태였다. 이날 오전 이 사원에선 여러 건의 박격포와 로켓 공격으로 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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