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1 19:41
수정 : 2005.09.0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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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략비축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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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시설·송유관 파괴 공급 차질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반전했으나 휘발유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87센트 떨어진 배럴당 68.94달러에 마감됐다. 그러나 9월 인도분 무연 휘발유는 전날보다 5.7% 오른 갤론(3.8ℓ)당 2.6145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덩달아 이번주 초 평균 2.60달러였던 휘발유 소매가는 31일 현재 3달러를 훌쩍 넘어 플로리다에선 갤론당 3.9달러까지 뛰었다. 일부 지역에선 5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는 전략비축유가 방출돼도 정유시설과 송유관이 파괴돼 휘발유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9개의 정유공장이 가동 중단됐고, 해안을 따라 연결된 송유관도 크게 파손된 상태다. 휘발유는 대부분 송유관으로 공급된다. 따라서 일부 지역 주유소엔 이미 휘발유가 동이 났다. 1973년 오일 쇼크 이후 처음으로 사람들이 주유소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샘 보드먼 미 에너지장관은 <에이피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략비축유가 약간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언제쯤 시설 복구가 이뤄질지 추정할 수도 없는 상태여서 당분간 휘발유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더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당)은 “국민들은 에너지와 관련해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원 에너지상업위원장인 조 바턴 의원(공화당)은 “허리케인은 우리가 정유시설 등 석유 인프라를 정비하고 확대해야 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지적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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