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8 16:01
수정 : 2019.07.2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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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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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수인종 여성의원들에
“고백”(Go Back) 발언 2주 만에
흑인 출신 의원에 “불량배” 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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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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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 비판적인 소수인종 출신의 민주당 여성의원들에게 “고 백”(네 나라로 돌아가라)하라는 발언으로 공분을 일으킨 지 2주 만에 아프리칸 아메리칸(흑인) 출신의 민주당 의원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재개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강경한 이민 정책과 국경 지역의 이민자 처우 등을 비판해온 민주당의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을 향해 그의 지역구인 볼티모어가 “구역질 나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는 트위트를 올렸다. 흑인이 52%를 차지하는데다 경제적으로 낙후돼 슬럼가가 많은 그의 지역구를 헐뜯는 식으로, 흑인인 커밍스 의원까지 싸잡아 깎아내린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커밍스 의원은 남부 국경의 상태에 관해 국경경비대의 위대한 남녀 대원에게 고함치고 소리를 지르는 잔인한 불량배였다"고 주장했다. 커밍스 의원이 지난 18일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 등을 청문회로 불러 멕시코 국경 이민자 수용시설의 과밀 상태 등에 대해 지적한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불량배”라는 표현을 써, 커밍스 의원이 ‘말썽 많은 흑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볼티모어 지역은 (국경상황보다) 훨씬 더 나쁘고 더 위험하다. 그의 지역은 미국에서 최악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험담을 이어갔다.
커밍스 의원이 이끄는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는 백악관의 비밀취급 허가 문제나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 분식회계·재무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풀이가 이민자 문제를 넘어 ‘반 트럼프’ 핵심인물에 대해 욕보이기인 셈이다.
이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서 "커밍스는 시민권과 경제 정의를 옹호하는 의회 및 국가의 챔피언”이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커밍스 의원도 “행정부 감시는 나의 헌법적 의무다. 유권자들을 위해 싸우는 것은 나의 도덕적 의무"라는 트위트로 응수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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