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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3 17:14 수정 : 2019.09.03 20:30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크루즈섬 해상 32㎞에 정박해 있던 다이버용 선박 ‘컨셉션호’에서 2일 불이 나 승객 8명이 숨지고 26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인근 샌타바버라의 한 주민이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촛불을 켜고 있다. 샌타바버라/AP 연합뉴스

산타크루스섬 해상서 다이빙 선박 화재
잠자던 승객들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선원 5명만 생존…8명 숨지고 26명 실종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크루즈섬 해상 32㎞에 정박해 있던 다이버용 선박 ‘컨셉션호’에서 2일 불이 나 승객 8명이 숨지고 26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인근 샌타바버라의 한 주민이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촛불을 켜고 있다. 샌타바버라/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상에 정박 중이던 다이버용 선박에서 2일 화재가 발생해 배가 침몰하며 승객 전원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노동절’ 연휴를 맞아 다이빙을 즐기러 나섰던 이들의 꿈은 악몽이 되고 말았다.

이날 새벽 3시14분께, 상업용 다이버 선박 ‘컨셉션호’로부터 ‘불이 났다’며 구조를 요청하는 다급한 신호가 로스앤젤레스·롱비치 쪽을 담당하는 해안경비대로 들어왔다. 노동절 연휴를 맞아 지난 31일부터 3일 일정으로 다이빙 투어에 나서, 캘리포니아주 샌타크루즈섬 해상 32㎞에 정박해 있던 이 선박에는 승객 33명과 선원 6명 등 모두 39명이 타고 있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제리 보일런 선장을 비롯한 선원 5명은 구조 보트를 이용해 근처 낚싯배로 몸을 피했지만, 갑판 아래쪽 선실에서 잠자던 나머지 선원 1명과 승객 전원은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벤투라카운티 소방국이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있었다. 배 위의 연료 탓인지 한쪽에서 불길을 잡아도 다른 쪽에서 또 불길이 올라왔고 안개까지 껴, 구조 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었다. 붉은 불길에 휩싸인 컨셉션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뱃머리 일부만 남겨둔 채 수심 20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날 오후 해안경비대는 사고 선박 주변에서 남녀 각각 2명씩 4구의 주검을 수습했으며, 바다 밑바닥 쪽에 또 다른 주검 4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생존자 5명과 주검 8구를 제외한 나머지 2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모니카 로체스터 해안경비대 대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우리 모두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안경비대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방화 가능성 등 범죄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컨셉션호는 과거 안전진단 때 소방호스 누수(2014년), 열감지 장치 고장(2016년) 등 화재 안전과 관련해 지적을 받은 뒤 관련 사항을 시정한 바 있지만,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실시된 정기 검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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