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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8 19:48 수정 : 2019.12.09 02:39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난 3일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한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일 해리스가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민주당의 기금모금 행사 도중 연설을 하는 모습이다. 디모인/로이터 연합뉴스

해리스 사퇴로 ‘6차 TV 토론’ 백인일색될 판
“모금 기준 등 장벽 높아 유권자 판단 못 받아”

‘트럼프 이길 후보’ 찾기 매몰된 선거 분위기
‘오바마 만든 선거연대 이뤄질 수 있나’ 의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난 3일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한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일 해리스가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민주당의 기금모금 행사 도중 연설을 하는 모습이다. 디모인/로이터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사퇴한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향후 대선 경선 티브이 토론에 나설 주자들도 사실상 ‘백인’ 일색으로 정리되고 당내 경선 초점이 ‘당선 가능성’ 쪽에 맞춰지면서 이번 대선에서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다양한 세력의 ‘선거연대’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6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대선 경선의 본격적 시작을 알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두달 앞두고, 오는 1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6차 민주당 예비경선 텔레비전 토론회 참가자는 6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경선을 주관하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제시한 선거운동 모금액 및 여론조사 지지율 기준을 충족한 후보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빅4’ 후보를 비롯해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과 헤지펀드 업계 출신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등 6명이다. 대만계 사업가 앤드루 양과 사모아 혈통의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이 여론조사 지지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6차 티브이 토론회 참가자 전원이 백인이 되는 셈이다.

이번 토론회 참가가 어려워지게 된 아프리칸 아메리칸(흑인)계의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지난 5일 아이오와주 디모인 유세 도중 “지금 우리는 흑인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줬던 해리스 같은 친구가 중도 사퇴하는 상황을 보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 역사상 최대 다양성의 장(대선)에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가 자금이 부족하다며 사퇴했는데, 민주당전국위가 티브이 토론 참가 문턱을 높여놓은 탓에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판단도 받아보기 전에 경선을 포기하게 된다고 비판한 것이다. 경선 포기를 고려하고 있는 히스패닉계의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이건 사람들한테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이 흑인층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흑인 지도자들은 그간 해리스나 부커 같은 흑인 후보들이 있어 경선 과정에서 형사 행정이나 적정 가격의 주택 정책 및 총기 문제가 더 쟁점화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모두 흑인 커뮤니티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들이다. 아칸소주 리틀록의 최초 흑인 시장인 프랭크 스콧 주니어는 “민주당의 (경선) 토론이 소수계와 연관된 주제들을 더 다룰 수 있도록 구조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후보자를 다양화하는 문제라기보다,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얘기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있는 경쟁력이 후보 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민주당 경선의 다양성을 죽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하다 보니,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젊은층, 비백인 유권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반응하기보다는 공화당 표심을 뺏어올 선거전략을 써야 한다는 쪽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색인종 여성의 정치적 권위 신장 등에 앞장서온 단체 ‘쉬 더 피플’의 에이미 앨리슨은 “이런 근거 없는 믿음들이 해리스를 경선 포기로 내몬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민주당 경선인단의 4분의 1가량을 흑인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리스는 경선 중도 사퇴를 하고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0% 지지(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 결과)를 받는 부티지지는 남았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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