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6 17:45
수정 : 2019.10.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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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리야드에 있는 킹파드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전까지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해온 사우디는 지난해부터 남성 좌석과 분리된 ‘가족석’에서 여성의 스포츠 경기 관람을 허용했다. 리야드/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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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가족증명 안 해도 호텔 혼숙
여성 단독 숙박은 내외국인 모두 가능
외국인 관광·투자 늘리고 이미지 개선
외국인 유입 급증에 보수층 반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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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리야드에 있는 킹파드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전까지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해온 사우디는 지난해부터 남성 좌석과 분리된 ‘가족석’에서 여성의 스포츠 경기 관람을 허용했다. 리야드/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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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남녀 커플이 부부가 아니더라도 호텔에 투숙할 수 있게 됐다. 단, 외국인에 한해서다. 또 여성이 남성 후견인을 동반하지 않은 채 혼자 호텔에 투숙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이는 내외국인 모두에게 적용된다.
사우디 정부는 5일 “모든 사우디 국민은 (남녀 투숙을 위해) 호텔 체크인 때 가족증명서를 제시해야 하지만 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사우디 국민을 포함한 모든 여성은 신분증만 제시하면 혼자도 호텔 예약과 숙박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또 외국인 여성 관광객들은 몸 전체를 가리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신체의 노출이 과도하지 않은 단정한 복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다만 음주는 여전히 엄격히 금지된다.
사우디의 관광·문화유산위원회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비자 규정 개정법을 발표한 것은 이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완고하고 종교적 금기가 심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완화하고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2017년 무함마드 빈 살만(34) 왕세자가 실세로 등극하면서 적극적인 개혁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나라 안팎의 시위와 비판에도 꿈쩍 않던 여성 운전을 허용했고, 지난 8월엔 여성이 남성 후견인 없이도 여권 신청과 외국여행, 혼인·이혼·출생신고 등을 직접 할 수 있게 됐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관광객 1억명을 유치한다는 목표 아래 비자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외국인 관광객의 급속한 유입이 사우디의 경계 범위를 넓히고 보수층의 반발을 부를 위험도 있다”고 짚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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