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등 해일 피해지역 범지구적 ‘구호 대작전’
항모·군용기 총동원‥한적도 긴급의료단 파견 지진해일 피해가 집중된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지원사업이 펼쳐지는 등 전세계가 남아시아 지역에서 전례없는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로·통신·공항 등 기반시설이 결딴나면서 긴급 구호물품을 육로나 해로로 운반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항공모함과 함정, 군헬기와 수송기 등을 동원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얀 에옐란 유엔 긴급구호조정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세계가 함께하고 있고 국제적인 (구호)체제가 작동하고 있다”며 “지구 공동체가 엄청난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어제보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스리랑카의 굶주리고 있는 70만 이재민들에게는 3일 정도면 구호팀들의 손길이 미칠 수 있겠지만, 가장 피해가 큰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에 충분한 식량 구호가 이뤄지기에는 훨씬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아체지역 인근 해역엔 미 해군의 전함 5척을 포함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에서 이륙한 헬기들이 2일부터 피해지역에 각국 정부와 민간에서 기증한 식량과 의약품 등 긴급구호품들을 공수·투하하고 있다. 이날 8대의 헬기, 3일엔 12대의 헬기가 각각 26회, 32회 출동해 구호품을 날랐으나, 피해규모나 이재민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헬기 착륙지점에 몰려든 이재민들 때문에 제대로 구호품을 내리지도 못하고 투하해야 하는 상황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송작전에 참여한 미 해군 헬기 조종사 비토 그리코는 “9·11 이후에 모두가 함께하는 것을 보는 것은 흐뭇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체지역엔 인도네시아의 프리깃함과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의 군함들도 구호활동에 투입되고 있다. 수마트라섬의 메단 공항 등 주요 수송지점엔 C-130 수송기 등을 이용한 대규모 구호품 수송이 이뤄져 국제구호품이 쌓이고 있다. 구호품들은 로마와 자카르타, 수마트라 등에 일단 모은 뒤 타이의 우타파오 공군기지의 지휘통제에 따라 민간 및 군 항공기들이 곳곳에 실어나르고 있다. 미국 외에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독일, 인도, 파키스탄, 싱가포르 등이 군 수송기 및 민간 항공기들을 보냈다.
세계보건기구는 2일 현재 국제의료지원단 50개팀이 아체지역에 도착했고, 반다아체와 믈라보 등 주요 도시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군의료진이 운영하는 8개의 야전병원이 세워져 이재민 진료 및 전염병 예방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지역엔 미 해군 상륙공격함 보놈 리처드가 이끄는 전단이 1500명의 해병대병력을 싣고 이번주 초 도착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비비시방송>은 인도도 자국령 안다만제도와 니코바르제도에 대해 2일부터 군 수송기들을 투입해 구호품 수송과 이재민 소개 등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한적십자사 긴급의료단 12명도 인도네시아 아체주 주민들을 돕기 위해 3일 현지로 출발했다. 류재훈 유강문 기자, 외신종합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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