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1.02 14:23
수정 : 2017.01.0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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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영방송 꽝응아이성 <브이티브이>(VTV)의 프로듀서인 호?픕맙?왼쪽)가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지막 자장가>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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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방송대상서 다큐부문 장려상 받아
국영방송국에서 제작하고 수상 ‘이례적’
‘베트남 피에타’상 모티브 된 학살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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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영방송 꽝응아이성 <브이티브이>(VTV)의 프로듀서인 호?픕맙?왼쪽)가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지막 자장가>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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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24일 열린 베트남 국영방송 <브이티브이>(VTV) 방송대상에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지막 자장가>가 다큐멘터리 부문 장려상을 수상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가 제작되고, 국영방송사의 방송대상을 수상한 건 이례적이다.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전 종전 이후 민족 통합과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이 과정에서 과거 한국군의 학살 문제는 공론화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마지막 자장가>의 배경은 1966년 청룡부대가 남베트남 꽝응아이성 빈호아에서 자행한 학살인데, 이 학살로 민간인 430명이 숨졌다. 학살 당시 생후 6개월이었던 도안응이아(50)는 총탄에 쓰러진 어머니의 배 밑에 깔려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빗물에 흘러든 탄약에 눈이 멀었다. 이 이야기는 아이를 꼭 끌어안은 어머니를 조각한 ‘베트남 피에타’상의 모티브가 됐다.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1월30일부터 5박6일간 베트남 평화기행에 참가한 한국인 참배단 30여명의 모습도 담았다. 빈호아 학살 50주년 위령제가 열렸던 12월2일, 도안응이아를 찾은 한국인 참배단이 “희생자들의 무덤 앞에서 마음이 아팠다”며 눈물을 흘리자, 도안응이아가 참가자들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은 ‘화해’와 ‘위로’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큐멘터리는 지난 16년간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을 이끌어온 한베평화재단의 구수정 이사, 2015년 베트남 민간인 학살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생존자 응우옌떤런, ‘베트남 피에타’ 조각상을 제작한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모습을 비춘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80여건, 희생자는 9000여명에 이른다.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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