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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08 16:05 수정 : 2017.02.08 22:24

‘남중국해 문제 외교로 해결해야’…중국과 입장 공유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의 외교 노력 치하
중국, ‘호주가 중국을 더 중시’ 희망 피력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전통적 동맹인 오스트레일리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격상하고 있다. 기존 동맹관계의 재조정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를 중국으로 제어하려는 움직임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7일 중국과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과는 결이 다른 접근이다.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맬컴 턴불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의 상견례 통화에서 양국의 난민합의를 놓고 이견을 보이다 “최악의 통화이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트럼프의 의전을 벗어난 행태는 오스트레일리아 내에서 큰 비판 여론을 일게 했다.

줄리 비숍 오스트레일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전략대화 뒤 한 <스카이뉴스>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남중국해를 논의했다”며 “중국은 지금 다른 영유권 주장 국가들과 협상, 논의, 협의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중국의 외교적 노력을 칭찬했다. 그는 “바라건대 우리는 양쪽이 우리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하는 것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희망했다.

그는 또 미국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노력도 인정하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베이징은 확실히 미국과의 깊은 관여를 환영한다”며 “그들은 협력의 시대를 바라고 있고, 왕이 장관이 얘기한대로 미국과 중국은 서로 갈등하기에는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왕이 장관은 회담 뒤 오스트레일리아 국영 방송과의 회견에서 “냉정한 정치인이라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 분쟁을 있을 수 없다는 것은 명확히 인식한다”며 “양쪽은 분쟁을 감당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한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이 7일 캔버라에서 맬컴 턴불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캔버라/신화 연합뉴스
양국은 수교 45주년을 맞아 오는 20일 베이징에서 장관급 경제회담을 열 계획이며, 3월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우리의 이익을 확실히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상 섬들에 대한 중국의 접근은 봉쇄될 수도 있다고 말해,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중국 내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대중 접근을 노골적으로 띄우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인 <환구시보>는 “양국 관계가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비숍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두 국가 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시대에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소개하며, 오스트레일리아 여론에서 중국을 우호적으로 보는 기조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시대에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오스트레일리아 관료들은 중국 동료와 손잡고 트럼프가 가져올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한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7일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장관들과 취임 뒤 첫 일련의 통화를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계 재조정 공약에 신경이 곤두선 이 지역 동맹국들을 달랬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의 군사동맹, 경제적 동반자 관계,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를 거듭 반복했다”며 “지역 안보, 세계적 번영, 민주적 제도, 법치에 대한 이 나라들의 기여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 나라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으로 2015년 1500억 오스트레일리아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과의 교역규모 600억 오스트레일리아달러에 비해 2.5배나 된다. 특히, 중국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최대 수출품목인 석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의 최대 수입국이다.

이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 내에서도 이 나라의 외교가 미국 일변도로 치우치고 중국에 맞서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왔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시아 회귀정책을 내건 버락 오바마 전임 미국 행정부 시절에 북부 다윈에 미군의 재주둔을 허용하는 등 미국의 대중 견제에 군사적으로 협력해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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