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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28 16:24 수정 : 2017.02.28 21:42

아시아 순방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왼쪽) 이 27일 첫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서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나집 라작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아시아 순방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왼쪽) 이 27일 첫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서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나집 라작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왕자들과 종교 지도자, 정부 각료와 군 장성 등 1500명의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사우디 왕실은 “살만 국왕이 26일부터 한 달 동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일본, 중국, 몰디브, 요르단의 지도자들과 양국 및 지역 관계, 그리고 국제사회의 공통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사우디 국영 <에스피에이>(SPA)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우디 국왕의 이번 순방은 경제적 가치가 커진 아시아권 교역 상대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대비책”이라고 풀이했다.

살만 국왕은 27일 첫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서 교역·투자와 고용·인적자원 등 4개 분야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아랍위성방송 <알아라비야>가 전했다.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동남아권에서 단일 투자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70억달러(약 7조9000억원)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산업 부문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또 자국산 석유 수입 최상위권인 중국과 일본으로부터는 물류, 교통, 건설, 금융서비스 부문의 투자 유치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7일 일본 정부의 한 관리를 인용해, 사우디 국왕이 다음달 12~15일 일본을 방문해서는 자국의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나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아시아의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도 눈에 띤다. 살만 국왕은 26일 말레이시아 정부가 마련한 만찬 연설에서 “사우디 왕국은 온 힘을 다해 ‘이슬람 대의’를 지지하며, 무슬림들의 운동과 관련해 (이슬람) 자매국들을 지원하고 협력할 모든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역설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2014년 이후 지속된 국제유가 급락세로 경제에 타격을 받자 산업 다변화와 외국투자 유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 재조정 등 급변하는 국제안보 환경도 사우디의 독자 외교노선 모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전통적 맹방인 미국과의 관계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시리아 내전과 미국-이란 핵협상 타결 및 관계 정상화로 틀어지면서, 서방 일변도였던 대외 관계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인 압둘라 샤마리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사우디 외교 정책이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게 바뀌고 있다”며 “사우디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에 ‘당신은 우리 친구가 맞다. 그러나 우린 다른 친구들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국왕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산유부국의 왕실답게 그 규모와 화려함으로도 눈길을 모은다. 대형 전용기에는 국왕과 수행원들이 지상에서 비행기 탑승문까지 오르내릴 에스컬레이터 2대와 최고급 벤츠 S600 승용차 2대, 순방 기간 동안 수행단이 먹을 할랄 음식(이슬람 율법에 적합한 음식), 그밖의 수하물 등 탑재 화물만 모두 459t에 이른다고 사우디 관리가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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