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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18 15:57 수정 : 2018.05.18 21:21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왼쪽)가 아맛 자힛 전 부총리와 함께 18일 모스크에서 금요기도를 올리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경찰 “에르메스·루이뷔통 등 명품가방 284개”
“여행가방 72개에도 보석·돈다발 등 채워”
수조원 횡령 사건…“22일 경찰에 출석하라”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왼쪽)가 아맛 자힛 전 부총리와 함께 18일 모스크에서 금요기도를 올리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그들에겐 아직도 보석과 돈다발로 채운 명품 핸드백 284개와 여행 가방 72개가 남아 있었다.

지난 10일 물러난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 쪽이 막대한 양의 명품 가방과 보석, 현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레이 경찰이 18일 밝혔다. ‘구두 3000켤레’로 기억되는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가 머쓱해할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언론이 로스마 만소르가 5만5000달러(약 5900만원)짜리 에르메스 버킨백을 들고 있는 장면이라며 보도한 사진. 말레이 총리의 연봉은 10만달러 정도다.
<에이피>(AP) 통신은 경찰이 나집 전 총리의 부인인 로스마 만소르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고급 아파트를 수색한 결과, 에르메스와 루이뷔통 등 명품 핸드백 284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말레이 경찰의 아마르 싱은 “많은 양의 보석”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돈뭉치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핸드백들 중에는 로스마가 애착을 보여온 에르메스의 ‘버킨’ 핸드백도 다수 있다. 가장 비싼 것은 개당 20만달러(약 2억1570만원)짜리다.

핸드백과 여행 가방들 안에는 보석과 돈다발이 들어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아마르는 “전체 가치를 추정하기는 어렵다. 보석과 돈이 든 가방들을 봉인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로스마의 소유로 보이는 고급 아파트에 에르메스 핸드백 상자 50개가 옮겨졌다는 제보를 토대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나집 전 총리가 물러나고 마하티르 모하맛(93) 총리가 취임한 날인 10일 총리실과 정부 로고를 새긴 밴 차량들이 핸드백 상자를 아파트로 실어날랐다는 게 제보 내용이었다.

‘말레이판 적폐 청산’인 이번 수사는 2015년에 처음 불거져 최근의 정권 교체로 이어진 1MDB 투자펀드 사건 수사의 연장선이다. 정부가 경제 개발을 명목으로 만든 펀드가 대출받은 130억달러(약 14조원) 중 45억달러를 나집 전 총리의 양아들을 비롯한 측근들이 빼돌렸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나집 전 총리의 계좌에도 6억8100만달러가 입금됐고, 부인 로스마는 주범한테 300억원짜리 핑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임기 전에도 22년간 총리를 역임한 마하티르 총리는 원래 나집 전 총리를 후계자로 삼았다. 그러나 관계가 틀어져 야권 후보로 나선 끝에 다시 총리직에 올랐다. 말레이 정부는 나집 전 총리가 해외에 나가 쉬고 싶다는 뜻을 밝힌 직후 출국금지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경찰은 나집 전 총리의 집을 20시간 동안 샅샅이 뒤진 것을 비롯해 다른 연루자들의 집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나집 전 총리에게 22일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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