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2 11:45
수정 : 2018.07.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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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북쪽 부라리 마을에서 1일 일가족 11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되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 지역 주민들이 현장에 몰려들어 수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뉴델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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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살 노모는 바닥에 누워, 10명은 환풍기 그릴에 매달려 숨져
영적인 내용 담긴 메모 발견되면서 동반 자살 가능성 수사
2주 전 큰딸 약혼식 후 결혼 준비로 분주하게 지내
20년간 지역에서 분쟁 일으킨 적 없어…배경에 의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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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북쪽 부라리 마을에서 1일 일가족 11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되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 지역 주민들이 현장에 몰려들어 수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뉴델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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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북쪽 부라리 마을에서 노모와 삼 남매 부부, 이들의 자녀까지 3대로 구성된 일가족 11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돼 경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동반 자살 혹은 원한에 의한 집단 살해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현장에서 영적인 의미가 담긴 메모가 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 지역 바티아 가문 노모(77)와 큰 딸, 두 아들 부부, 이들의 자녀 5명 등 11명이 한꺼번에 사망해 지역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20년간 부라리에 거주하며 주민에게 환영받았던 이들 가족은, 한 집에 모여 살면서 합판과 유제품을 파는 상점 2곳을 운영해왔다.
경찰이 이날 오전 이웃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방문해보니, 노모는 바닥에 누워 숨을 거뒀고 나머지 10명은 뜰 환풍기 그릴에 목을 맨 상태였다. 노모를 제외한 10명 모두 천으로 눈과 입을 가렸고, 손을 묶인 채로 매달려 있었다. 수색 결과 사라진 귀중품이나 폭행·총격 흔적, 외부인의 침입 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반려견 한 마리만이 유유히 움직이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 가족이 불과 2주전인 지난달 17일 큰 딸(57)의 약혼식을 치렀으며, 올해 말 열릴 결혼식 준비에 분주하게 지냈다는 점에서 타살 의혹에 무게가 실린다. 새 식구를 맞이하기 위해 가족이 살고 있던 집을 수리하던 중이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경제적·사회적 이유도 전혀 없었다고 전해진다. 한 친척은 “전날까지도 결혼식 관련 물품 사는 일에 대해 논의했다. 우울 증세를 보이거나 자살할 것 같지 않았다”며 이들이 억울하게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이한 점은,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에 이들 가족이 사망 전 영적이거나 신비로운 행동을 했다는 정황이 적혀 있던 것이다. 숨진 이들이 노모를 제외하고 모두 똑같은 포즈로 사망했다는 것 또한 이들이 무언가에 미혹된 상태에서 집단 자살한 것 아니냐는 추정에 힘을 보탠다고 <힌두스탄 타임스>는 밝혔다.
일요일 오전 전해진 충격적 소식은 작은 마을을 발칵 뒤집어놨다. 부라리 1번가 상점은 애도를 표하며 모두 문을 닫았다. 지역 주민들은 이들 가족이 겸손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왔으며, 분쟁을 일으킨 적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웃 주민들은 <밀레니엄 포스트>에 “온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보여주는 표본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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