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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8 14:50 수정 : 2019.08.18 15:59

자살폭탄 테러 추정…탈레반은 연관성 부인
미-탈레반 전쟁종식 평화협정 앞두고 발생

18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두바이 시티’ 웨딩홀 내부가 전날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처참하게 부서져 있다. 카불/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테러로 추정되는 최악의 폭발이 일어나 적어도 63명이 목숨을 잃고 180명 이상이 다쳤다. 탈레반은 이번 자살테러 폭발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17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40분께 카불 서부 ‘두바이 시티’ 웨딩홀에서 폭발이 일어나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나스라트 라히미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폭발로 63명 이상이 숨졌고 182명이 다쳤다. 사상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자살폭탄을 이용한 테러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이 결혼식에 1천명 이상이 초청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목격자 굴 무함마드는 연주자들이 있던 무대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며 “거기에 있던 젊은이들과 어린이들, 모든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부상자 중 한명인 모하마드 투판은 “결혼식장에 온 하객 다수가 희생됐다”고 전했고, 생존자 아마드 오미드는 “내가 신랑과 함께 다른 방에 있을 때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홀 안에 있던 하객 대다수가 곳곳에 죽거나 부상을 입은 채로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피로 얼룩진 의자들과 주인을 잃은 채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신발 등이 담긴 폭발 당시의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퍼지고 있다.

이 결혼식장은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거주지역에 있으며, 지난 2년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한 자살폭탄 테러가 거듭 발생했다. 외신들은 이번 폭발이 미국과 탈레반이 18년간 이어온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앞둔 시점에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탈레반은 지난 7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정부군 등을 겨냥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알려졌다.

다만, 탈레반은 이번 폭발과 관련해 자신들과의 연관성을 즉각 부인했다. 탈레반은 즉각 “용서할 수도 정당화될 수도 없는 공격”이라고 이번 테러공격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이슬람국가(IS) 무장단체 아프간 분파가 자행해온 테러공격의 특징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부터 아프간에 본격 진출한 IS는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최근에도 민간인을 겨냥한 각종 공격을 벌여 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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