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민감한 문제 당과 견해 달라” 중국 당국은 저우언라이(1898~1976) 전 총리의 전기인 〈만년의 저우언라이〉가 중국 현대사의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당과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금서’로 분류한 뒤 판매 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미국에 기반을 둔 중문 인터넷 언론 〈둬웨이타임스〉( www.duoweitimes.com )가 15일 보도했다. 중국공산당 중앙문헌연구실 저우언라이연구소조의 조장을 지낸 가오원첸이 쓴 이 책은 2003년 4월 미국에 본부가 있는 밍징(명경)출판사가 홍콩에서 출판해 지금까지 31판을 거듭 찍으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최근 중국 각 매체에 이 책에 관한 보도, 논평, 선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쓰마궁’이라는 가명으로 홍콩 잡지 〈광자오징〉(광각경)에 이 책을 비판하는 장편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내가 읽은 〈만년의 저우언라이〉’란 글은 이 책이 “미리 짜여진 틀에 따라 역사를 도식적으로 집어넣었으며, 역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이 현대 중국 지도자에 관한 인물전기 가운데 가장 빼어난 걸작이라고 평해왔다”고 보도는 전했다. 613쪽에 이르는 방대한 이 저서는 저우언라이와 그의 시대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풍부하게 싣고 있어 일반 독자는 물론 중국공산당 고위 지도층에서도 폭넓게 읽히는 필독서로 꼽혀왔다. 지난해 10월17일 자오쯔양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생일 때 그를 만난 인사는 그의 서가에도 이 책이 꽂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평생 마르크스-레닌주의 연구에 몰두해온 중국공산당의 고위 연구자는 이 책을 읽은 뒤 “지금까지 평생 내가 무엇을 했던가”하는 자책이 들었다며 이 책이 ‘우상 타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이 대륙에서도 널리 유통되자 당국은 최근 신문·출판·세관 등 유관 부서에 긴급 통지문을 내려 각지에서 이 책을 압수하고 이 책을 가지고 대륙에 들어오는 여행객을 단속하며 이 책을 유통시키는 이들을 구속하도록 지시했다. 사법 당국은 심지어 서적판매상에게 “한 권 파는 데 형기 1년”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이 책의 지은이 가오원첸은 최근 〈당대중국연구〉에 ‘역사의 진상을 민중에게 돌려주라’는 글을 발표해 이 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점을 비판했다. 가오는 “역사에 대한 해석과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당국이 독점해 멋대로 할 수 없다”며 “마땅히 대륙 민중이 스스로 역사의 진상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중국 |
중, 저우언라이 전기 판매금지 |
가오원첸이 쓴 베스트셀러 ‘만년의…’
“현대사 민감한 문제 당과 견해 달라” 중국 당국은 저우언라이(1898~1976) 전 총리의 전기인 〈만년의 저우언라이〉가 중국 현대사의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당과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금서’로 분류한 뒤 판매 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미국에 기반을 둔 중문 인터넷 언론 〈둬웨이타임스〉( www.duoweitimes.com )가 15일 보도했다. 중국공산당 중앙문헌연구실 저우언라이연구소조의 조장을 지낸 가오원첸이 쓴 이 책은 2003년 4월 미국에 본부가 있는 밍징(명경)출판사가 홍콩에서 출판해 지금까지 31판을 거듭 찍으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최근 중국 각 매체에 이 책에 관한 보도, 논평, 선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쓰마궁’이라는 가명으로 홍콩 잡지 〈광자오징〉(광각경)에 이 책을 비판하는 장편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내가 읽은 〈만년의 저우언라이〉’란 글은 이 책이 “미리 짜여진 틀에 따라 역사를 도식적으로 집어넣었으며, 역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이 현대 중국 지도자에 관한 인물전기 가운데 가장 빼어난 걸작이라고 평해왔다”고 보도는 전했다. 613쪽에 이르는 방대한 이 저서는 저우언라이와 그의 시대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풍부하게 싣고 있어 일반 독자는 물론 중국공산당 고위 지도층에서도 폭넓게 읽히는 필독서로 꼽혀왔다. 지난해 10월17일 자오쯔양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생일 때 그를 만난 인사는 그의 서가에도 이 책이 꽂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평생 마르크스-레닌주의 연구에 몰두해온 중국공산당의 고위 연구자는 이 책을 읽은 뒤 “지금까지 평생 내가 무엇을 했던가”하는 자책이 들었다며 이 책이 ‘우상 타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이 대륙에서도 널리 유통되자 당국은 최근 신문·출판·세관 등 유관 부서에 긴급 통지문을 내려 각지에서 이 책을 압수하고 이 책을 가지고 대륙에 들어오는 여행객을 단속하며 이 책을 유통시키는 이들을 구속하도록 지시했다. 사법 당국은 심지어 서적판매상에게 “한 권 파는 데 형기 1년”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이 책의 지은이 가오원첸은 최근 〈당대중국연구〉에 ‘역사의 진상을 민중에게 돌려주라’는 글을 발표해 이 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점을 비판했다. 가오는 “역사에 대한 해석과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당국이 독점해 멋대로 할 수 없다”며 “마땅히 대륙 민중이 스스로 역사의 진상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현대사 민감한 문제 당과 견해 달라” 중국 당국은 저우언라이(1898~1976) 전 총리의 전기인 〈만년의 저우언라이〉가 중국 현대사의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당과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금서’로 분류한 뒤 판매 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미국에 기반을 둔 중문 인터넷 언론 〈둬웨이타임스〉( www.duoweitimes.com )가 15일 보도했다. 중국공산당 중앙문헌연구실 저우언라이연구소조의 조장을 지낸 가오원첸이 쓴 이 책은 2003년 4월 미국에 본부가 있는 밍징(명경)출판사가 홍콩에서 출판해 지금까지 31판을 거듭 찍으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최근 중국 각 매체에 이 책에 관한 보도, 논평, 선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쓰마궁’이라는 가명으로 홍콩 잡지 〈광자오징〉(광각경)에 이 책을 비판하는 장편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내가 읽은 〈만년의 저우언라이〉’란 글은 이 책이 “미리 짜여진 틀에 따라 역사를 도식적으로 집어넣었으며, 역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이 현대 중국 지도자에 관한 인물전기 가운데 가장 빼어난 걸작이라고 평해왔다”고 보도는 전했다. 613쪽에 이르는 방대한 이 저서는 저우언라이와 그의 시대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풍부하게 싣고 있어 일반 독자는 물론 중국공산당 고위 지도층에서도 폭넓게 읽히는 필독서로 꼽혀왔다. 지난해 10월17일 자오쯔양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생일 때 그를 만난 인사는 그의 서가에도 이 책이 꽂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평생 마르크스-레닌주의 연구에 몰두해온 중국공산당의 고위 연구자는 이 책을 읽은 뒤 “지금까지 평생 내가 무엇을 했던가”하는 자책이 들었다며 이 책이 ‘우상 타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이 대륙에서도 널리 유통되자 당국은 최근 신문·출판·세관 등 유관 부서에 긴급 통지문을 내려 각지에서 이 책을 압수하고 이 책을 가지고 대륙에 들어오는 여행객을 단속하며 이 책을 유통시키는 이들을 구속하도록 지시했다. 사법 당국은 심지어 서적판매상에게 “한 권 파는 데 형기 1년”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이 책의 지은이 가오원첸은 최근 〈당대중국연구〉에 ‘역사의 진상을 민중에게 돌려주라’는 글을 발표해 이 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점을 비판했다. 가오는 “역사에 대한 해석과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당국이 독점해 멋대로 할 수 없다”며 “마땅히 대륙 민중이 스스로 역사의 진상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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