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등 6명 성장급 대거 진출 중국에서 문화대혁명 이후 대학에 입학한 이른바 ‘문혁 이후 세대’들이 중국 정치무대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를 중심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를 이어갈 ‘제5세대’ 지도부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5일 열리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 해당) 제3차 전체회의에서 비준될 전국 31개 성·시의 성장급(장관급) 인사의 주요한 특징은 ‘문혁 이후 세대’의 약진이라고 홍콩 〈성보〉가 1일 보도했다. 이번에 상정될 고위급 인사 관련 안건은 모두 18건이며 그 가운데 신임 인사는 14건인데 이 가운데 6명이 문혁 이후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리커창(50) 신임 랴오닝성 성위원회 서기, 리위안차오(55) 신임 장쑤성 성위 서기, 위안춘칭(53) 산시(섬서)성 성위 부서기 등이 꼽히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의 비서 출신으로 개방도시인 선전시위원회 서기 또는 시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린슝 광둥 자오칭 시위 서기와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쑨야푸 부주임 등도 이 세대에 속한다. 리커창 서기는 문화대혁명 때 안후이성에서 5년 동안 농업노동에 종사한 뒤 1978년 베이징대 법학과에 입학한 전형적인 ‘문혁 이후 세대’다. 리위안차오 서기 또한 78년 푸단대학 수학과에 입학해 82년 졸업한 뒤 88년 베이징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98년 중앙당교에서 법학 박사를 땄다. 이 세대의 선두주자로는 지난해 초 상무부 부장으로 발탁된 보시라이(56)가 있다. 이들은 1976년 마오쩌둥의 죽음으로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대학입시제도가 부활한 77~78년 이후 대학에 입학해 정규 고등교육을 받은 첫 세대이며, 대학 졸업 뒤 공무원이나 기업체에 취직할 때도 이른바 노동자·농민·해방군 등의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고 채용된 첫 세대다. 이들은 연령으로 볼 때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에 출생한 세대라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이들 가운데 리커창, 리위안차오 등은 후진타오가 4년간 일했던 공산청년단 간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 주석의 ‘공청단 인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5세대’ 지도부의 성격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성보〉는 이 세대들이 △서방의 민주·법치 사상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는 시대에 대학과 사회에 진출했기 때문에 각계각층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으며 △개혁개방 이후 사회에서 20여년간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이전 세대들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사들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이들이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 진취적일 수 있겠지만, 당내에서 성장했을 뿐 공개적 민주적 경쟁을 체험해보지 못한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 세대가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른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장쩌민 국가 군사위 주석 사퇴 ■ 주요 안건 뭔가 5일 개막하는 중국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 전체회의(10기 전인대 3차회의)에서 주요 안건은 △‘반분열법’ 처리 △장쩌민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직 사퇴 등과 더불어 △국방 예산의 두자리수 증액 등이 될 것이라고 홍콩 〈봉황위성티브이〉가 1일 보도했다. 이번 10기 전인대 3차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대표들에게 ‘재정예산보고’(정부 예산안)를 서면으로 제출하고 심사하도록 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올해 중국 예산안에서 국방예산이 다시 두자리 숫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03년 국방예산을 1908억위안(약 26조7120억원)을 지출해 9.6% 증액에 그쳤으나 지난해엔 2118억위안(약 29조6520억원)으로 11.6% 증액했다. 로버트 카니얼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아·태지역 편집인은 “중국의 군비증가 속도는 미국 등 다른 강대국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군 현대화에 대한 중국의 야심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의 군비지출이 미국 4000억달러나 일본의 470억달러보다 훨씬 밑돈다고 주장해왔으나, 군사전문가 스인훙 등은 “중국의 실제 군비지출액은 공식발표 이상일 것”이라며 실제론 12~15% 이상 증액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장쩌민 전 주석은 지난달 27일 전인대에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직 사직서를 공식 제출했으며, 후진타오 주석이 물려받을 예정이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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