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중, 대만국민당 주석 내달 초청 |
56년만에 처음…천수이볜 압박위한‘국공합작’
국공산당과 국민당이 ‘제3차 국공합작’을 위한 첫 걸음을 떼었다.
31일 자칭린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지난달 28일부터 대륙을 방문하고 있는 장빙린 대만 국민당 부주석과 만나 “중국공산당 중앙을 대표해 롄잔 국민당 주석의 대륙 방문을 공식 초청한다”고 밝혔다. 자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민당 대표단과 만나 “롄잔 주석이 대륙 방문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우리는 환영하며, 롄 주석이 적절한 시기에 대륙을 방문해줄 것을 중공 중앙을 대표해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일 보도했다. 그는 또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하나의 중국을 승인하는) ‘92 공동인식’을 인정하는 대만의 다른 정당 대표의 대륙 방문 또한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로 예정된 롄 주석의 중국 방문 때 56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최고 지도자 사이에 회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롄 주석의 대륙 방문이 성사될 경우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국민당 주석의 첫 대륙 방문이다.
또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이날 중난하이 즈광각에서 장 부주석 일행을 만나 “우리는 대륙과 대만 사이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것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륙과 사업하는 대만 동포들을 위해 새로운 우대 정책과 편리한 조처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 부주석의 대륙 방문 성사로 ‘대만 독립 반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두고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의 ‘제3차 국공합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대만 집권 민진당과 천수이볜 총통과는 어떤 대화도 거부해온 대륙이 국민당에 접근한 의도는 분명하다. 대만 내에서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규합해 대륙과의 경제 협력에 우선권과 특혜를 줌으로써 대만 내에서 이들의 입지를 강화시켜 민진당, 대만단결연맹 등 대만 독립 추진세력의 고립을 꾀하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대만 독립 추진세력들이 △국호 개정 △헌법 개정 △독립 선포 등 독립과 관련한 수순을 밟을 경우 ‘무력 저지도 불사한다’는 강경책으로만 일관해오던 중국공산당이 전통적인 ‘통일전선전술’의 채택을 통해 대응책을 다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통과된 반국가반열법에 대한 세계의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고 대만 독립주의자들의 반발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대만내 지지기반의 약화로 고심해온 국민당의 이해관계도 중국공산당과 맞아떨어졌다. 지난 2000년과 2004년 두 차례의 총통 선거에서 잇따라 패한 뒤 제1야당으로 전락한 국민당으로서는 대륙과 협력 강화를 통해 대만 내 입지를 강화하고, ‘양안 관계(대륙과 대만 관계)를 주도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2008년 총통선거에서 집권당 탈환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제3차 국공합작’으로 불릴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의 ‘반 대만독립 연대’로 양안관계는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그러나 새 국공합작이 대만 사회의 양극분열을 촉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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