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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7 19:07 수정 : 2005.04.17 19:07

16일 10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격렬한 반일시위가 벌어진 상하이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일장기를 불태우고 있다. 상하이/AP 연합



외무회담 “반일시위 유감” “미안한 일 없어” 평행선
“일본제품 불매” 상하이 10만명 등 시위 전역확산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등을 계기로 시작된 중국의 반일 시위가 3주째 이어지면서 중-일 관계가 크게 악화된 가운데,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두 나라 외무장관 회담이 열렸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저녁 베이징 조어대 영빈관에서 회담을 열어 외교적 타협점을 찾기에 나섰다.

앞서 마치무라 외상은 이날 출국 직전, 이번 회담에서 경제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중-일 관계가 심각한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중국 쪽에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의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가 보도했다.

이날도 선양, 청두, 선전, 홍콩 등 중국 전역에서는 반일 시위가 이어졌다.

◇ 팽팽한 신경전 = 긴장된 분위기에서 시작된 이날 회담에서 마치무라 외상은 일본 대사관 및 총영사관, 일본기업 등에 대한 폭력적 반일 시위가 일어난 데 대해 “크게 유감스럽고 깊이 우려할 사태”라며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성실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리 외교부장은 반일 시위는 법률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한번도 일본에 미안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대만, 인권, 역사 문제를 들며 “일본 정부가 중국 국민의 감정에 상처를 주려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오는 22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때 중-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반일 시위를 유발했다고 여기고 있어 쉽게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도 리 외교부장은 “(반일 시위의) 근본적인 원인을 확실히해 두고 싶다”며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한편, 현지 관측통들은 16일 상하이의 대규모 시위가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점을 들어 반일 시위가 자칫 중국의 정국 안정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5·4 운동’ 86돌을 앞두고 있어 반일 시위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 6년 만의 최대 규모 = 16일에 이어 17일에도 선양, 선전, 둥관, 청두, 홍콩, 샤먼, 시안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반일 시위가 잇따랐다. 이번 주말 시위는 1999년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 대사관 오폭에 대한 대미 항의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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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국 수도였던 선양에서는 17일 2천여명이 오전 9시께 시내 중심지에 집결한 뒤 일본 총영사관 앞으로 가 돌과 페트병 등을 총영사관 건물에 던졌다.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서는 학생과 시민 3만여명이 선전시 체육관 앞에서 반일 집회를 열어 일장기를 불태우며 일본 제품 불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일본 저스코백화점 앞으로 몰려가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과 밤늦게까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1만2천여명이 이날 오후 홍콩섬 빅토리아공원에서 반일 집회를 열었다.

앞서 상하이에서는 16일 오전 인민광장에서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작된 반일 시위대 규모가 일본 총영사관까지 행진하는 도중 급속히 불어나 10만여명이 대열에 합류했다. 총영사관에 도착한 시위대는 달걀, 페트병, 벽돌조각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990003%% ◇ 충격 속의 일본 = 일본은 반일 시위가 상하이까지 번지고 마치무라 외상의 중국 방문일인 17일에도 시위가 일자 적잖게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아사히신문>은 17일 ‘폭력시위. 상하이까지의 충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중국에서 일본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고, 비즈니스를 통해 양국 국민이 일상적으로 만나는 상하이에서 이런 폭력사태가 벌어진 것은 일본인 사회에 큰 충격과 불안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파괴 활동을 허용한 중국 정부의 책임이 중대하다”고 비난했다.

일본 외무성은 상하이 시위에서 현지 주재 일본인 2명이 다치고, 총영사관과 일본계 식당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중국 당국의 소극적 대응을 강력히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중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감정도 격해져, 신원미상의 일본인 남자가 17일 새벽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향해 유리병을 던진 뒤 분신을 시도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일본 정부에서는 “마치무라 외상의 베이징 방문을 전후해 (중국 당국이) 시위를 자제시키지 않을까” 하는 견해가 많았으나 이런 예상이 빗나간 데 대해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징 도쿄/이상수 박중언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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