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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7 19:08 수정 : 2005.04.27 19:08

중국 방문 이틀째를 맞은 대만의 제1야당 지도자 롄잔 국민당 주석이 27일 ‘건국의 아버지’로 중국과 대만 양쪽에서 모두 추앙받고 있는 쑨원의 무덤을 방문해 경비병한테서 묘에 바칠 화환을 받고 있다. 난징/AFP 연합 \


“대만 정치인 잇단 방중 ‘다리’ 구실”
후진타오·천수이볜 ‘유연한 정책’관심
‘양안관계 현상유지’ 서로 이득 속내도

대만 정치인들의 잇단 대륙 방문에 이어,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천수이볜 대만 총통 사이의 ‘정상 회담’이 성사될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만 제1야당 지도자인 롄잔 국민당 주석이 29일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회견하고, 다음달 5~12일에는 대만 제2야당 지도자인 쑹추위 친민당 주석이 대륙을 방문해 역시 후 주석과 만난다. 홍콩 언론은 벌써부터 그가 후 주석-천 총통 회담의 ‘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홍콩 <문회보>는 대만의 정치평론가 후중신 교수의 말을 따 “쑹 주석은 천 총통의 ‘메시지 전달자’ 구실을 할 것”이며, ‘대만 독립’을 추진해왔던 천 총통의 최근 행보를 볼 때 “후 주석과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27일 보도했다. 후 교수는 쑹 주석이 비록 “천 총통의 말을 전달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번 방문이 중국공산당과 친민당의 ‘당 대 당 교류’ 임을 강조해왔지만, 후 주석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건 천 총통과 양안관계(대륙-대만관계)를 전면 타결짓는 것이므로, 그가 천 총통의 의사를 전달하는 구실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양안관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건 후진타오 주석의 유연한 대만정책이다. 후중신 교수는 후 주석이 “대만 야당 지도자들을 대륙으로 불러들임으로써 기존 양안관계를 뒤흔들었다”고 평가했다. 후 주석이 노리는 건 결국 대만 집권자인 천 총통과의 일괄 담판이다. 앞으로 20년 또는 30년 동안 고도성장을 지속하겠다는 중국 지도부로서는 ‘대만 독립’이라는 성가신 변수를 잠재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후 주석은 천 총통과 만나 “독립도 무력 통일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30~50년 동안 양안관계를 현상 그대로 묶어두고 경제 발전에만 힘쓰자는 합의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고 후 교수는 지적했다.

천 총통 또한 ‘대만 독립’ 노선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있어 역사적인 양안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천수이볜 총통의 전기인 <대만의 아들>을 펴낸 바 있는 후 교수는 후 주석이 천 총통에게 “대륙-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92년 공동인식’으로 돌아올 것”을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것이며, 천 총통 또한 이런 전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대만 독립 추진파던 천 총통의 이런 태도 변화는 지난해 말 치른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대만 독립 추진파인 집권 민진당과 대만단결연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면서 현실적인 벽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롄, 쑹 두 야당 지도자와 최근 접촉했던 미국 대만협회 타이베이사무처 관계자도 27일 “양안의 정상들이 협상 테이블에 함께 앉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후-천 회담의 실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후 교수는 “롄, 쑹 두 주석의 대륙 방문이 양안의 ‘삼통’(편지-교통-인적 교류)을 크게 촉진시키고, 결국은 양안 지도자 사이의 정치적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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