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시 따핑의 한 서민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허름한 미용실에서 새벽녁 피곤에 못 겨워 잠자고 있는 샤우제 리우잉. 서민아파트와 대학가 주변에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이런 미용실이 크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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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픈 씀씀이 쉽게 유혹에 빠져, 중국 성매매여성 1천만명 추산
1949년 공산당 집권 이후 철퇴를 맞았던 섹스산업이 다시 중국 대륙을 엄습하고 있다. 개혁개방의 혜택을 일찍 받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등 연해지역과 충칭, 청뚜, 우한, 시안 등 내륙도시에까지 강력한 황색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향락업소 밀집지역인 ‘홍등구’뿐만 아니라 서민거주지와 대학가 주변에도 성매매업이 독버섯처럼 퍼져가고 있다. 씀씀이가 커가는 일반 여성직장인과 여학생들까지 성매매에 뛰어들고 있다. 충칭시 따핑의 한 서민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메이요 미용실. 인적 드문 새벽 4시에 의자 두 개를 받쳐놓고 잠을 청하던 리우잉(21)은 안마시술을 하려 들어온 손님에게 “시간도 늦었으니 원래 130위안(1만7천원)하는 봉사(?) 가격을 100위안(1만3천)에 해주겠다”며서 성매매를 권했다. 그는 “장소가 좁고 지저분하다면 주변에 세든 아파트로 안내하겠다”며 적극적이다. 쓰촨성 난충에서 충칭으로 온 리우는 한 음식점에서 접대원으로 일하다 ‘샤오제’(小姐·아가씨라는 뜻의 중국말)로 나섰다. 그는 “전에는 다달이 내는 집세와 늘어나는 생활비도 벌기 힘들었다”며 “지금은 1주일에 3~4일만 출근하면서 한 달에 3000위안(약 38만원) 가량 번다”고 말했다. 리우는 “거칠게 대하는 남자들도 있지만 20~30분만 참으면 100위안을 벌 수 있어 지금 일에 만족한다”면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원했던 물건도 마음대로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부가 발간한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1984년 성매매 사건은 적발 5천여 건에 6천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검거됐다. 그로부터 16년이 2001년에는 성매매 범죄가 28만여 건, 검거된 여성이 53만여 명으로 각각 56배, 88배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성학회 쉬티엔민 이사장은 “손님과 같이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며 성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산페이‘ 샤오제만 적어도 100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사평패에 위치한 룸싸롱 아오롱의 마담 천샤오메이(28)는 “우리 업소만 해도 고정적으로 출근하는 샤오제만 60여명”이라며 “명문대 대학생, 모델, 공무원, 외자기업 직원 등 다양한 직업과 10대 연령대 여성들까지 제발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대학생 샤오제인 후(22)는 “어떻게 돈을 버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일하는 직장과 사는 단지 안에서만 생활했던 부모세대와 눔 요즘 젊은이들은 고생을 싫어하고 돈을 쉽게 벌고 싶어 한다”고 털어 놓았다. 중국 정부는 성매매가 전계층으로 확산되자 섹스산업을 근절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공안부 보고서는 “정부 관리들이 향락업소 종사자들과 연계되어 감독을 소홀히 하거나 직무를 유기한다”며 “일부 관리는 섹스산업의 후견인이거나 보호막 구실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국유기업 개혁으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미취업상태의 대학 졸업자도 늘면서 향락업소를 찾는 여성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쉽게 돈을 벌어 과소비를 즐기려는 한가정 한자녀 ‘소황제‘ 세대 젊은이들의 행태도 성매매에 대한 저항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가난은 비웃어도 성매매는 비웃지 못한다’(笑貧不笑娼)는 중국인의 냉정한 현실 인식과 밀려드는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유혹 속에 중국 섹스산업은 당국의 단속 의지를 비웃듯 더욱 번성하고 있다.
충칭/모종혁 통신원 jhmo71@chinawest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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