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30 22:36
수정 : 2017.10.30 22:37
허베이성 공안청 대표단 다음달 한국 방문
대형 여행사, 한국 여행상품 안내 다시 시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국 배치 이후 중단됐던 한-중 당국간 교류가 일부 재개되면서 두 나라 정부가 사드 갈등 봉합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베이성 공안청 대표단은 다음달 12~14일 한국을 방문해 충남경찰청과의 교류협력을 진행한다. 중국의 지방 공안청과 한국의 지방 경찰청 사이 교류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를 확정한 이래 처음으로, 허베이 공안청 쪽이 지난 11일 방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인민공안대 부교장(부총장) 등 관계자들은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한국 경찰대와의 교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인민공안대와 경찰대는 해마다 번갈아 방문하는 형태로 상호교류를 진행해왔으나, 2015년 10월 중국 쪽의 한국 방문 뒤 지난해에는 성사되지 못했다.
한-중 치안 당국은 사드 국면 이후에도 범인인도, 수사 등 형사 공조 실무 협의에서는 왕래를 면면히 이어왔다.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해외 도주 및 자금 은닉을 민감하게 관리하는 등 서로의 필요성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징적 의미가 더 큰 지방청·교육기관 교류가 중국 쪽 주도로 재개된 데는 사드 배치 이후 싸늘하게 식어버린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과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지난주 주중대사관이 개최한 개천절·국군의날 리셉션에 중국 정부가 지난해 참석자(과장급)보다 급이 높은 당국자(차관보급)를 보내는 등 중국 쪽의 우호적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일련의 긍정적 신호들이 각 분야에서 나오는데, 관계 개선을 방향으로 삼은 추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여행업계에서도 지난해 7월 이후 지속된 ‘한한령’과는 반대 흐름의 현상이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은 최근 한국 여행상품 안내를 재개하고, 상품 구성을 위해 롯데호텔에 실무 협의를 제안했다. 저가항공사 춘추항공은 몇달 동안 중단시켰던 제주행 노선을 일단 운항 재개하겠다며 표 판매를 진행중이다. 여행 업계는 분위기 개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소식통은 “한국행 단체관광이나 한국 드라마의 텔레비전 상영 등이 재개되지 않는 한 본격적인 제재 완화를 점치긴 이르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