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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08 17:12 수정 : 2017.11.08 21: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전용기로 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은 새로운 미중관계, 주권문제, 윈윈 무역관계 확답 원해
미국은 무역적자 해소, 북핵 해결에 중국 역할 강화, 안정적 미중관계 요구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전용기로 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첫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3가지 목표를 들고 양대 강국의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은 양국 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의 류웨이둥 부연구원은 8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미국은 실용적 문제들을 먼저 건드린 뒤 전략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중국을 대하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먼저 관계를 규정한 다음에 개별 문제의 구체적 해법을 다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과 ‘평화로운 전략적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역 전략에서 중국이 어떤 의미인지, 미·중이 어떤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지를 명확히 밝힌 적이 없다.

중국은 또 대만이나 남중국해처럼 중국이 ‘주권’을 주장하는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에 밝힌 입장을 재확인해주기를 기대한다는 풀이도 있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만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누차 강조해왔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3대 공동성명(1972·78·82년 중-미가 내놓은 성명)을 지키기 바란다”고 강조해왔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언제든지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번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위기감으로 비치기도 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자 시절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축하 전화를 받아 중국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다른 문제와 연계시켜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논란을 키웠고, 이런 과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도 늦어졌다.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의 미국 방문과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의 중국대사관 춘절(설) 행사 참석을 거치며 분위기는 다소 완화됐고, 취임 20일 만에야 성사된 첫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불균형을 꾸준히 비판하고 있는 분위기의 전환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장저신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은 상호 윈윈 하는 환경에선 문화, 금융 같은 일부 분야를 미국에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지난 열달 동안 진행된 것처럼 미국의 요구에 쉽게 응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제품 수출 허용과 항공·우주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그리고 미국의 일대일로 사업 참여 등을 기대한다.

반대로 미국은 이번 순방을 통해 지난해 3470억달러에 이른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더 강한 압박과 역할을 하도록 다짐을 받는 한편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꾸리는 등의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선 왕양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부총리)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미-중 사이에 생명과학, 항공, 스마트제조 등 분야에 걸친 9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중국 온라인쇼핑업체 징둥은 육류 등 미국 상품을 20억달러어치 구매하기로 했다.

인권운동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인권운동가이자 작가 류샤오보의 부인으로 연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류샤 문제를 포함해 인권 문제를 언급해줄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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