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06 16:31
수정 : 2017.12.06 21:25
세계인터넷대회 5일 폐막…미·중 IT수장 참석
“사이버대국 자랑하지만, 국경 너머 소통 못해”
중국 당국이 잇따라 인터넷 관련 행사를 개최해 ‘인터넷 대국’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지만, 중국과 비교적 가까운 서구 전문가들마저도 중국의 폐쇄된 인터넷 환경을 비판하고 나섰다.
저장성 우전에서 3일 개막한 제4회 세계인터넷대회는 5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화텅 텅쉰(텐센트)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수장들은 물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등 미국 기업 최고위층도 참가해 화제가 됐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이 누리꾼 수 세계 1위, 디지털 경제 총량 세계 2위, 인터넷 발전지수 세계 2위에 올랐다며 디지털·인터넷 대국이 됐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이런 행사를 하면서 중국은 사이버 공간의 대국이 됐다고 주장하지만, 국경을 넘어선 온라인 소통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대사는 특히 중국에 있는 이용자들이 당국이 폐쇄한 구글, 페이스북 및 외국 언론사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상사설망(VPN)마저 단속당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브이피엔의 완전 차단은 중국이 외국 파트너들과 맺은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21세기에 온라인 소통을 못 한다면 인적 교류가 다 무슨 소용인가”라며 “외국의 전문가나 가족들이 와서 살면서 일할 곳으로서 중국은 매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스티븐 올린스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회장도 중국 당국의 외국 뉴스 사이트 접속 차단 조처를 비판하면서 “미국 지식인층과 미국 매체들 사이에 중국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것이며, 미-중 관계에서 존재하는 다른 이슈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올린스 회장은 “뉴욕의 예술 관련 기사는 중국의 주권이나 안보를 위협할 일이 전혀 없는데 그것마저 읽을 수 없다”며 “이런 결정은 중국 정책 결정권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대회에서 황쿤밍 중앙선전부장이 대독한 축하 편지를 통해 “중국 사이버 공간의 발전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문이 점차 개방될 것”이라고 말해, 보다 개방적인 인터넷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은 기조연설에서 “인터넷 주권을 존중하는 기초”를 언급해, ‘한계가 있는 개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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