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06 17:19
수정 : 2017.12.0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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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공급 부족 사태를 겪는 중국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교실 대신 햇볕이 비치는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사진. 중국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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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심한 북부 지역, 가스·전기 난방 설치 전 석탄 금지
학생들, 그늘진 교실서 나와 운동장 햇볕 쬐며 공부하다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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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공급 부족 사태를 겪는 중국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교실 대신 햇볕이 비치는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사진. 중국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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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부 일부 지역에서 당국이 대체 난방 설비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석탄 난방기구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난방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허베이성 바오딩시 취양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책상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와 볕을 쬐면서 수업을 하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한 학부모는 “동계 난방이 시작된 지 20일 가까이 지났는데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지금도 난방이 이뤄지지 않는다. 교실 안은 난방이 되지 않으니 응달에 있는 교실은 실외보다도 춥다”는 글을 언론사에 보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뜰에 나오면 햇볕도 있고, 학생들이 움직이면서 몸이 데워지기도 하니, 대설(7일)이 다가왔지만 학교는 최대한 야외에서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의 원인은 ‘난방 허가’다. 중국 북부에서는 1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당국의 허가 아래 난방이 실시되는데, 최근 당국이 스모그 오염원 가운데 하나인 석탄 난방을 가스나 전기 난방으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베이징·톈진·허베이성 지역 300여만가구에 가스 난방시설을 설치하고, 석탄 난방기구의 판매나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 정부의 급격한 조처가 심각한 액화천연가스(LNG) 부족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허베이·산시·허난·산둥·네이멍구 등 북부 지역은 가정용 난방 액화천연가스 공급이 수시로 중단되고 있다. 가정용 가스 공급 수요를 맞추다 보니 병원·학교의 난방을 실시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난야워촌의 초등학교 2학년생 어머니는 “아이가 동상에 걸려 발뒤꿈치가 모두 부르트고 갈라진 것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취양현 서기는 “현 내 11개 초등학교에 아직 가스 난방시설이 설치되거나 전력이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유관기관을 총동원해 늦어도 6일 밤까지는 난방시설 설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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