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14 17:22
수정 : 2018.01.1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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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창룽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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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언론, 중국내 SNS 소문 보도
낙마땐 군사위 부주석으론 3번째
‘쉬차이허우-궈보숭’ 체제 청산 해석
시진핑 군 장악력 강화로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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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창룽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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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군의 거물 인사들이 속속 부패 혐의로 처벌을 받아온 가운데, 판창룽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도 조사를 받았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 훙얼다이(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지도자들의 2세) 단체방에 판 전 부주석이 최근 조사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있다며, “판창룽은 4500만위안(약 74억원)의 벌금을 내고 계급을 강등당하는 불명예 전역을 조건으로 무마하려 하지만, 처벌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매체 <명경망> 창시자 허빈은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방송에서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판 전 부주석이 최근 몇년간 낙마한 군 장성들과 마찬가지로 수뢰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판 전 부주석의 낙마가 사실로 확인되면, 그는 시진핑 시대 들어 군 2인자인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서는 3번째, 상장(대장)으로서는 8번째 실각 사례가 된다. 중앙군사위 주석은 시 주석이 겸직하고 있어 부주석이 사실상 군부 최고위직이지만, 시 주석 집권 뒤 쉬차이허우·궈보슝 부주석이 부패 혐의로 낙마한 바 있다. 판 전 부주석은 지난해 당대회를 통해 모든 당직에서 은퇴했지만, 정부직(국가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까지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판 전 부주석의 낙마 배경과 관련해 중화권 매체들은, 장쩌민 전 주석 세력으로 후진타오 시대까지 군부를 장악했던 ‘쉬차이허우-궈보슝’ 체제가 시진핑 시대 들어 ‘잔재 청산’의 철퇴를 맞고 있는 상황과 관련됐다고 본다. 쉬 전 부주석은 부패 혐의로 수감됐다가 2015년 암으로 사망했고, 궈 전 부주석은 무기징역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성도일보>는 판 전 부주석이 쉬차이허우 전 부주석과 같은 랴오닝성 출신의 직계로, 쉬 전 부주석의 근거지인 옛 선양군구 16군단에서 30년 동안 근무했으며 18차 당대회(2012년) 때 쉬 전 부주석에 의해 파격적으로 승진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달 초 군 검찰이 부패 혐의로 기소한 팡펑후이 전 연합참모장이나, 지난해 11월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뒤 당국으로부터 ‘처벌을 피하기 위한 짓’이란 비난을 받았던 장양 전 정치공작부 주임도 각각 궈 전 부주석의 ‘수제자’와 쉬 전 부주석의 ‘직계’로 알려져 있다.
이런 움직임은 결국 시 주석의 군 장악력 강화로 이어진다. 시 주석이 지난 10일 장쩌민 전 주석의 권력 기반으로 평가돼온 인민무장경찰부대를 시찰하면서 지휘권을 과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무장경찰은 그동안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의 이중지휘를 받으면서 지방정부의 관할권이 일부 작동하는 무장조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시 주석이 이끄는 중앙군사위의 통제만 받게 됐다. 장 전 주석은 자신의 집권기 군권을 장악한 양상쿤·양바이빙 형제에 대응하고자 무장경찰을 키운 바 있으며, 2012년 보시라이 당시 충칭시 서기가 충칭시 무장경찰을 동원해 청두 미국 총영사관을 포위한 바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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