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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16 17:03 수정 : 2018.01.16 20:40

동중국해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파나마 선적 유조선 산치호에서 중국 구조요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교통국이 15일 공개한 사진이다. 산치호는 충돌 9일 만인 14일 침몰했다. EPA 연합뉴스

휘발된 뒤 남은 응축유 바다에 용해될 전망
영 연구진 “제주 오염 영향권…한·중 본토 해안 제외”

동중국해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파나마 선적 유조선 산치호에서 중국 구조요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교통국이 15일 공개한 사진이다. 산치호는 충돌 9일 만인 14일 침몰했다. EPA 연합뉴스
이란에서 석유를 싣고 한국으로 오다 동중국해에서 침몰한 산치호에서 유출된 기름이 제주를 비롯한 주변 지역에 장기간 피해를 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산치호는 지난 6일 충돌 당시 응축유(콘덴세이트) 100만배럴을 싣고 있었고 14일 침몰 때까지 계속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선적한 응축유가 얼마나 휘발했는지는 알 수 없다. 유출량이 선적량의 20%라고 가정해도, 1989년 원유 26만배럴을 싣고 미국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중 알래스카 인근에서 침몰한 유조선 엑손발데즈 사건에 필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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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상하이해사국 등에서는 빠르게 기화하는 응축유의 성질 때문에 큰 피해가 없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지만 반론도 제기된다. 응축유는 원유와 달리 물에 녹아들기 때문에 기름이 수면 또는 지면을 덮는 게 아니라 다른 물질과 혼합돼 오염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영국 사우샘프턴대의 사이먼 복설 교수는 “산치호와 함께 가라앉은 기름은 천천히 바다에 스며들어 상당한 시간 동안 만성적 오염원이 될 것”이라며, 침몰 인근 지역에 조업 금지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치호는 불에 타면서 사고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이동해 중국과 한국의 해안에서 더 멀어진 곳에서 가라앉았다. 그러나 사우샘프턴대 국립해양학센터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염 물질이 몇달 안에 한반도 남동쪽 바다까지 확산해 제주는 중간 정도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직접적으로 중국 또는 한국 본토 해안에 도달하진 않을 전망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침몰 지점 주변뿐 아니라 남해 어자원까지 영향이 불가피한 셈이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구조요원들 말을 따, 14일 침몰 현장 인근에 길이 10해리(약 18.5㎞), 넓이 1~4해리의 기름띠가 형성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기름이 해저에서 천천히 흘러나와 심층 해수와 해저 침적물을 오염시키면 주변 해양 생태에 십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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