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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30 17:29 수정 : 2018.01.30 19:13

왕치산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2015년 인민대회당에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후난성 인민대표로 피선거권 확보
전직 최고지도부로서는 이례적 잔류
‘시진핑 2인자’로 국가부주석 유력

왕치산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2015년 인민대회당에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했던 왕치산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국가 최고위직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저녁 왕치산이란 이름이 후난성 인민대표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발표되자, 중국 및 홍콩 매체들은 앞다퉈 속보를 내놨다. 인민대표에 포함됐다는 것은 오는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참석권과 국가기구직 피선거권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공산당의 현직 상무위원 및 정치국원 25명은 모두 인민대표 자격을 겸하고 있었지만, 퇴직한 이가 인민대표가 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당대회를 통해 상무위원 겸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자리에서 물러난 왕치산의 정치적 역할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 선언된 셈이다.

3000명가량의 인민대표에 포함됐다고 해서 반드시 고위직에 임명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왕치산의 무게감은 다르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대중적 지지와 권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 크게 공헌한 ‘반부패 정책’의 사령탑이었고, 공식 권력 서열은 7위이지만 사실상 ‘2인자’로 불렸다. 왕치산과 시진핑은 문화대혁명 때 하방 시절부터 교류한 사이다. 지난해 그의 퇴진은 당내 불문율인 ‘68살 은퇴’(7상8하) 규정을 깨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진핑이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왕치산은 포기하기 힘든 중요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당대회에서 왕치산이 모든 직함을 내놨는데도 그가 시진핑 2기 지도부에서 국가부주석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국가부주석은 연령 제한 없이 ‘5년 임기에 2차례 연임 허용’ 규정만 있는 직책이다. 1980년대 정치국원에서 은퇴한 왕전이 국가부주석이 된 전례도 있다.

국가부주석은 원래 명예직이란 인상이 강하지만, 왕치산이 이를 맡는다면 미-중 관계나 경제 운용 방면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기반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오이린 전 상무위원 겸 부총리의 사위인 왕치산은 ‘태자당’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베이징시 시장 시절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에 대응한 행정가로, 또 2008년 부총리 시절엔 중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지휘한 경제·금융 전문가로서 전문가적 입지도 탄탄하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등장과 함께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진핑 2기에 그가 대미 경제 외교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왕치산이 지도부에 잔류하는 것은 반부패 드라이브가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시 주석의 연임을 위한 길 닦기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지난해 당대회에서 리커창 부총리에 이어 서열 3위가 된 리잔수 상무위원은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 개헌영도소조 부조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 중앙위의 위임을 받아’ 개헌 내용을 건의·설명한 그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직을 맡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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