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05 16:14
수정 : 2018.02.05 20:57
“지휘관·승조원 업무량과 정신 부담 경감 위해”
잠수함의 ‘사고 영역’은 원래 인간 몫…AI가 대체
중국이 핵잠수함 운항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핵잠수함 지휘관과 승조원들의 업무량과 정신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인공지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관련 연구자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인공지능의 핵잠수함 탑재는 중국과 해당 기술 분야에 모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핵잠수함 분야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주목받는 것은, 잠수함 운항 기술의 상당 부분이 일반적으로 승조원의 경험과 효율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잠수함에는 수압과 충격, 열, 전자기 방해파, 속도 등을 모두 견딜 수 있도록 초고강도의 강판 기술이 적용되는 등 1950년대 이래 동시대 최고의 정교한 과학기술이 적용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수중 음파탐지기가 보내오는 각종 신호 분석 등 ‘사고의 영역’은 대개 사람이 맡아 왔다. 하드웨어의 발전과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의 발전 속도에 괴리가 있었던 셈이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이 이를 핵잠수함에도 적용하게 되면, 염분 농도와 수온 등 잠수함이 수중에서 수집한 여러 데이터가 음파탐지기 신호의 정확성을 높이게 될 전망이다. 이행해야 할 수중 작전의 이점과 위험 요소를 지휘관이 미리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해에서 몇 달씩 머물면서 지휘관과 승조원 100~300명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나 그에 따른 지휘 오류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중국 군 당국은 인공지능 분야에 이 같은 요구 사항을 구체화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실전에서 인공지능이 혼선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연구자는 전했다. 이런 탓에 인공지능 운영 시스템이 탑재되더라도 승조원 수를 줄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핵잠수함이 인류 사회에 치명적인 공격을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덩즈둥 칭화대 교수는 “인공지능은 아직 기계일 뿐”이라며 인간에 대한 반란 가능성은 적어도 예측 가능한 미래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도는 핵잠수함 인공지능 적용과 관련한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민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의 잠수함 연구자들 사이에서 인공지능이 화제가 된 것은 지난 1~2년 사이의 일이라며, “과거엔 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 먼 일이었지만 최근엔 많은 진전이 있었다. 희망이 목전에 온 듯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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