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06 14:08
수정 : 2018.02.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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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신주간>은 최근호에서 쑨정차이 낙마 배경엔 내연 여성 류펑저우의 권력형 비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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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신주간> 보도…“특정관계인은 류펑저우”
동갑내기 쑨정차이-류펑저우 20년 내연관계
‘고관된다’는 점괘에 쑨에게 ‘용포’ 선물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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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신주간>은 최근호에서 쑨정차이 낙마 배경엔 내연 여성 류펑저우의 권력형 비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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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중국 지도자를 향해 승승장구하던 중 지난해 돌연 낙마한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와 관련해 내연 관계의 여성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권력층 부패 의혹 탐사보도에서 성과를 거둬온 <차이신주간>은 최신호에서 그동안 의문시돼온 쑨정차이의 ‘특정관계인’이 여성 기업인 류펑저우(55)이라고 지목해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중국공산당 정치국이 통과시킨 쑨정차이의 비리 관련 보고 내용을 보면, “본인 또는 결탁한 특정관계인이 거액의 재물을 수수했고, 친족의 경영활동을 위해 거액의 이익을 도모했으며, 값비싼 선물을 수수했다. 생활 기율을 위반했으며, 부패·타락했고, ‘권색거래’(권력과 성을 교환함)를 일삼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주인공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1만자에 이르는 장문의 기사에서 쑨정차이와 동갑인 류펑저우는 20년 전인 1998년 쑨정차이가 베이징시 순이구 구장이었던 시절 알게됐다고 전했다. 당시 류펑저우가 순이구에 창업한 과일채소즙 회사는, 쑨정차이가 베이징에서 지린, 그리고 충칭으로 옮겨갈 때마다 규모가 커졌다. 2012년 11월 쑨정차이가 정치국원으로 승진해 충칭시 서기가 됐을 때 류펑저우도 사업 중심지를 충칭으로 옮겼다.
충칭에서 류펑저우는 여러 도시 건설 사업과 통신 사업을 넘보기 시작했다. 충칭시의 융합통신 서비스 ‘룽신퉁’에도, 총투자액 46억위안(약 7998억원) 규모의 홍옌춘 민관합자 교각터널 공사에도, 총투자액 211억위안(3조6676억원) 규모의 모노레일 9호선 공사에도, 모두 류펑저우가 참여했다.
류펑저우는 평소 쑨정차이와의 ‘특수관계’를 애써 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옷차림이 소박했던 그는 주변 인물들에게 늘 우호적인 인물로 기억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업가로서의 전문적 지식은 부족한 편이었던 듯하다. 한 인사는 “도시 건설이건 정보통신이건 모두 문외한이었고, 주관이 없고 일 처리에 조리가 없었다. 오늘 이렇게 하라고 해놓고는 다음에 보면 완전히 잊은 듯이 다른 얘기를 하곤 했다”고 전했다.
또 점보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염주를 차고다녔던 모습으로 입길에 오르기도 한다. 쑨정차이의 사주를 보러 가서 점쟁이가 “봉강(국경지역에 봉해지는) 고관의 운이고, 더 나아갈 수 있다”고 하자, 류펑저우는 용포(용을 수놓은 예복)를 한벌 지어서 선물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쑨정차이 집의 어느 방에는 다른 것 하나 없이 용포 한 벌만 걸려 있었고, 쑨정차이는 집에 있는 날이면 매일같이 용포에 절을 했다는 보도가 지난해 말 나오기도 했다.
류펑저우는 쑨정차이가 낙마하기 두달 전인 지난해 5월부터 연락이 두절됐으며, 모처에서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신주간>은 지난해 9월 쑨정차이의 또다른 내연녀 황쑤즈가 이짠푸라는 정보통신기업을 운영하면서 쑨정차이의 영향력을 이용해 국유기업 투자 및 당국의 지원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류펑저우가 “쑨정차이와 가장 관계가 오래된 내연녀”라고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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