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디지털 세뱃돈 조심하라” 경고

전자화폐 선물 “이해관계 없고 상례 넘으면 안돼”
1년여 180만원 ‘훙바오’ 받은 관료 징계받기도
웨이신 전자화폐 새해 선물 7억6800만명 이르러

전자화폐의 사용이 보편화된 중국에서 춘절(설) 선물도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있는 가운데, 중국공산당이 당원과 간부들에게 이와 관련한 ‘경고’가 내려졌다.

후베이성 당 기율검사위 정책법규연구실(연구실)은 당원·간부의 웨이신(위챗) 훙바오 수수와 관련해, “신중히 해야 한다. 훙바오를 주고받는 대상과 이익관계가 있어선 안되며 다른 이(의 명의)를 빌려 이익을 취해서도 안된다”면서 “이런 대상과 훙바오를 주고받는 것은 금액이 얼마나 크건 손끝 만큼의 규정 위반도 없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후베이일보>가 22일 보도했다. 연구실은 또 “훙바오의 금액은 정상적인 상례 수준을 넘어서선 안되며, 공정한 공무 집행에 영향을 줘서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실은 푸젠성 룽옌시의 한 관료가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년여 기간 동안 1만430위안(약 178만원)어치의 웨이신 훙바오를 받았으며, 또다른 관료도 1만765위안어치 훙바오를 받았다면서, 지난 1월 각각 기율 위반으로 직위강등, 직무조정 등의 징계를 받았다는 실례를 들었다. 반부패 드라이브 속에 디지털 화폐도 단속 대상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웨이신 훙바오’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메신저이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신의 대표적인 기능으로, 전자화폐를 송금하는 서비스다. 웨이신은 2013년부터 전자화폐 결제 및 송금 기능을 내놨지만, 새해 선물을 주고받는 ‘빨간 복주머니’(紅包)의 중국의 풍습에 맞춰 훙바오 서비스를 따로 제공해왔다. 개인에게 보낼 수도 있고, 여러 명이 있는 ‘단톡방’에 단체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단체로 보낼 때는 수령자 수를 정해 선착순 몇 명이 얼마씩 받는지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훙바오 경쟁이 벌어질 때 ‘창’(搶)이라는 동사를 쓰는데, <후베이일보>의 질문은 ‘더 많은 금액을 ‘창’하면 기율을 위반한 것인가”라는 내용이었다.

한편, 웨이신 본사는 자료를 내어, 지난 15~21일 춘절 연휴 기간 웨이신 훙바오를 사용해 새해 인사를 건넨 이들이 7억6800만명에 이르렀다며 지난해보다 10% 늘어났다고 전했다. 중국 내 각 성별로 보면 광둥성, 산둥성과 장쑤성의 훙바오 수령자 수가 가장 많았으며, 가장 많이 보낸 사람은 2723건,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3429건을 기록했다. 닷새 동안 웨이신 메시지 발신량은 2297억건, 웨이신의 개인 사회관계방서비스 펑유취안의 게시글은 28억건에 이르렀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