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19 16:37
수정 : 2018.03.1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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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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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외교부장 권한 약하다’→효율·안정 강화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내 유일한 대응 상대로
인민은행장에는 미국 유학파 이강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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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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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지도부 1기 외교 최일선에 섰던 왕이 외교부장이 한 단계 높은 국무위원직을 겸직하게 되면서, 중국 외교 진용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9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왕이 부장 등 4명을 국무위원에 지명한 국무원 인사안을 통과시켰다. 국무위원은 부총리와 부장(장관) 사이의 직급으로, 그동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양제츠)-외교부장(왕이)’으로 나뉘었던 구조가 왕 부장의 직위를 확장시키는 방식으로 통일됐다. 그동안 중국 외교부장은 충분한 결정 권한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를 의식한 조처라는 평가가 외교가에서 나온다.
이번 조처는 대미 외교에서 즉각 효과를 볼 전망이다. 대통령직 승계 순위가 부통령, 하원의장, 상원의장에 이어 4번째로 행정부 서열 3위 격인 미국 국무장관은 경우에 따라 중국의 국무위원을 상대할 때도 있었고 부장을 상대할 때도 있었다. 앞으로는 왕이 한 사람으로 상대가 고정된 만큼 공식 외교 채널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강화된 셈이다.
외교 분야 사령탑을 맡아오면서 그동안 부총리 임명설이 제기돼온 양제츠 전 국무위원의 새 직책은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서열 25위권 이내의 정치국원에 임명된 터라 낙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당 안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조장인 중앙외사영도소조를 중심으로 대외연락부를 통합하는 새로운 조직이 꾸려지고, 양 전 위원이 이를 이끄는 더 큰 역할을 맡는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의 영도’를 강화하는 시진핑 2기 지도부의 특성상, 그는 당 밖의 정부 기관인 외교부에 대한 영향력도 놓지 않을 전망이다. 이 모든 외교 정책의 사령탑은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신임 부주석이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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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 신임 인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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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6년간 중국 금융을 이끌었던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의 후임에는 이강 부행장이 선출됐다.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로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출신인 이 행장은 2008년부터 부행장을 맡아온 인물인 만큼 금융 정책의 연속성을 뜻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이 행장은 2014년부터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을 맡아, 같은 날 부총리로 선출된 시 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 주임과 호흡을 맞춰온 인연이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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