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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25 16:13 수정 : 2018.03.25 20:55

팀 쿡 애플 CEO가 2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류허 부총리, 므느신 장관과의 통화에서 “국가 이익 지킬 실력 있다”
중국 추가 강경대응 나설 가능성, 대두, 자동차, 항공기 겨냥?
관세 카드 안써도 중국 시장서 미국 기업들 타격 예상
물밑 대화로 타협 모색하면서 대응수위 정할 듯

팀 쿡 애플 CEO가 2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경제 사령탑’인 류허 부총리는 24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통화에서 “미국의 최근 조치는 국제무역 규정을 위배한 것”이라며 “중국은 잘 준비하고 있고 국가이익을 지켜낼 실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연간 6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23일 중국이 30억달러어치의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서막이 오른 가운데, 중국이 보다 강경한 보복 조처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류허 부총리는 “양측이 이성을 갖고 미-중 경제무역 관계의 총체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사태가 더 악화화지 않도록 대화로 풀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행보에 중국이 어떤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이미 발표한 3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는 미국의 고율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성이며, 600억달러 고율관세에 대한 보복 카드는 훨씬 강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보도했다. 중국내 강경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25일 사설에서 “미국의 301조에 대항한 중국의 보복이 수백억달러의 미국 상품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우지웨이 전 중국 재무부장(재무장관)은 24일 “중국의 보복 조치는 상대적으로 온건했으며, 더욱 강력한 조처가 취해져야 한다”며 “내가 정부에 있다면 우선 대두를 겨냥하고, 다음은 자동차와 항공기를 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은 지난해 196억 달러(약 21조원)어치의 미 농산물을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대두가 63%를 차지했다. 대두에 대한 고율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지지기반중 하나인 중서부 농민들에 큰 타격이 된다.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100억달러 규모다.

중국이 추가 고율관세 카드를 쓰지 않고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직 미국 외교관으로 현재 자산운용회사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에서 일하는 알렉스 울프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중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제너럴모터스, 나이키 같은 미국 기업들은 사선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베이징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소장을 지낸 외르크 부트케는 “중국은 큰 칼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은 침술 스타일로 침들을 뽑아들어 미국의 경합주들, 농업,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구에 고통스러운 것들을 찌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가진 최후의 강력 보복 수단은 미 국채 매각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은 작년 말 기준으로 1조2천억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선다면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중국과 전세계 경제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중국은 우선 미국과의 물밑 대화를 통해 미국이 요구하는 무역흑자 축소에 대한 타협책을 통해 사태를 수습하려하면서, 대응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인민대학교 스인훙 교수는 중국이 딜레마에 처했다고 말했다. “보복이 너무 약하면 중국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트럼프의 무역전쟁을 막을 수 없지만, 보복이 너무 강하면 중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무역제재로 이어져 무역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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