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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25 19:54 수정 : 2018.03.25 22:31

리천젠 교수. 베이징대 웨이보 갈무리

시진핑의 사상 통제에 반발…공개 서한 확산

리천젠 교수. 베이징대 웨이보 갈무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통제에 반발해 중국 베이징대 교수 3명이 사직했다고 홍콩 <명보> 등이 25일 보도했다.

베이징대의 단과대학인 위안페이학원의 어웨이난 원장, 리천젠 상무 부원장, 장쉬둥 부원장 등 3명이 최근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리천젠 상무 부원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웨이신에 ‘꼿꼿이 일어서 관변 학자가 되기를 거부한다’는 공개 서한을 올렸다.

리천젠 교수는 “베이징대는 중국의 신성한 사상의 전당으로서 사상과 이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교조적인 사상만을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용기를 내 말을 하는 사람은 화를 당하고 그 화가 주위 사람에게까지 미치는 바람에 직언을 하는 사람은 사라지고, 오직 순응하는 사람만 남아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1917년 군벌 장훈이 황제제도를 부활(복벽)시켜 황제가 되려하는 데 저항하는 등 권력에 맞서 8차례나 베이징대 총장직을 사직했던 차이위안페이, 장개석에게 맞섰던 후스, 마오쩌둥의 반우파투쟁과 문혁에 저항하다 감옥에서 숨진 여대생 린자오 등을 거명하면서 “강렬한 의지로 외치는 항쟁을 벌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개인의 존엄과 사상의 독립을 팔아넘기지는 않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리천젠은 ‘암흑은 광명을, 절망은 희망을, 의심은 믿음을, 원한은 사랑을 불러온다’는 시구를 인용하면서 “무술변법으로부터 120년, 베이징대가 세워진 지 120년이 지난 오늘 스승과 학생들이 관변 학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꼿꼿이 일어서자”고 호소했다.

이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자, 당국은 이 단과대학의 웨이신 페이지를 폐쇄하고, 학생들에게는 이 글을 삭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보도했다.

리천젠은 신경과학 분야의 저명 학자로 미국 뉴욕대 종신교수로 재직하다가 2012년 중국 정부의 인재 유치 정책에 따라 베이징대 교수로 초빙됐다. 함께 사직서를 낸 어웨이난 원장은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하다 중국으로 돌아온 수학자다.

2012년 말 시 주석이 집권한 후 중국 대학들은 서구 민주주의, 언론 자유 등을 다루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강의 내용도 통제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베이징대, 칭화대 등 29개 명문 대학을 감찰한 후 일부 대학이 당의 정책과 노선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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