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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27 16:03 수정 : 2018.03.27 22:31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 인터뷰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기”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진징이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 북-중 관계는 악화됐을 때마다 꼬여 있던 실타래를 일거에 풀어버리는 식으로 복원돼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중한 북한 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인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방중이 맞다면 북-중 관계가 급속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교수는 2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지금은 북-중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기”라며 이번 접촉이 절묘한 시기에 이뤄졌다고 풀이했다.

―이번 방중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중 관계는 고비마다 보면 일거에, 한방에 다 풀려버리는 특징이 있었다. 1956년 종파사건(북한노동당전원회의 사건·북한 노동당 내 파벌 싸움으로 소련파와 연안파가 제거되고 김일성파의 권력 공고화) 때는 상호 직접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모스크바에서 김일성과 마오쩌둥이 회동하면서 풀렸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상호 비방으로 북-중 관계가 악화됐을 땐 1971년 저우언라이가 방북하면서 또 풀렸다. 한-중 수교로 북-중 관계가 나빠졌을 때도 1999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풀렸다.”

―방문이 현 시기에 이뤄진 배경은?

“북-중 관계는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태다. 언제든 개선이 필요하다. 또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타이밍이 절묘하다고 본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핵·미사일 개발의 목적이 결과적으로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체결 등 일괄 타결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동안 모든 흐름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움직여온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 일행이 맞다면, 베이징에서 왜 중관춘을 방문했을까?

“중관춘은 중국 정보기술(IT)의 힘이 집약돼 모여 있는 곳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김정은 위원장도 굉장히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그는 집권 이후 여명거리, 미래과학자거리, 위성과학자거리를 만들어 과학자·기술자를 입주시키는 등 우대 정책을 취해왔다. 북한의 미래를 대비해 눈여겨봤을 것이다.”

―열차를 타고 온 모습이나 조어대 18호 투숙 등은 아버지 김정일을 떠오르게 한다. 전통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을까?

“북-중 관계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게 아니고, 선대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건 양쪽이 늘 하는 얘기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이를 강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중국은 북한을 과거 냉전 시기 특수관계가 아닌 정상 국가 관계로 다루는 일이 많아졌는데,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할지라도 관계 개선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북-중 관계가 풀리면 한반도 상황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등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를 결심하고 핵·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하는 ‘빅딜’을 생각한 것이라면, 그건 어느 한쪽에만 좋을 일이 아니다. 전방위적으로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접어드는 중국에는 어떤 의미가 될까?

“많은 사람들이 북핵 문제에서 중국이 협조하면 무역 문제에서 미국의 압박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미국한테 북핵 문제는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일 뿐이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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