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19 17:31
수정 : 2018.04.19 17:31
트럼프 취임 뒤 10% 올라…무역흑자 따른 흐름
중 정부, 미에 “최악 피하자” 신호 보냈단 분석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국면이 고조되는 것과는 별도로 중국의 수출상들이 위안화의 환율 하락(위안화 평가절상)을 우려하고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진행중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에 참가한 중국 수출상들은 위안 가치가 올라가면서 이윤이 줄어드는 데 신경이 곤두서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안후이성의 전자·통신 업체를 운영하는 한 참가자는 “가정용 전자용품 이윤이 10% 미만인데, 지난해 환율이 떨어지면서 모조리 깎아먹었다”며 “중국의 모든 수출 위주 사업가들이 위안 가치 상승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래 10% 이상 올랐으며, 올 들어서만 상승폭이 3.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막대한 무역흑자를 실현하는 쪽의 환율이 떨어지는 경제 논리에 부합하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에도 트위터에서 “미국은 금리를 계속 올리는데, 러시아와 중국은 통화 평가절하 게임을 한다.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 정부가 환율 시장에 개입한다는 주장을 이어갔지만, 실상은 정반대인 셈이다. 다만, 중국 당국이 미-중 무역 전쟁 국면이 최악으로 치닫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신호를 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업체들은 인건비 등 생산원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환율 하락에 따른 손해까지 고스란히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교역회에 참가한 광둥성 허산의 자동차용 유리 업체는 결국 단가를 올리기로 결정하면서도, 중국 국내 및 동남아 경쟁업체들을 고려해 인상폭을 소폭으로 제한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공격적으로 관세 부과 등 조처를 퍼붓고 중국이 맞보복 조처를 쏟아내면서 진행되는 ‘무역 전쟁’ 국면은 일부 제품에만 제한됐지만, 환율 문제는 미국 외 지역을 상대하는 교역을 포함해 중국 수출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한편, 주하이빈 제이피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미-중 간에 힘겨운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우려하거나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성장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가시적인 영향은 올해 말이나 내년이 돼야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9일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회사 엔엑스피(NXP)를 인수하는 데 부정적 견해를 보이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퀄컴은 현재 미국, 러시아, 유럽, 한국 등 8개 주요국 및 지역의 시장감독기구로부터 합병승인을 받았지만, 중국의 승인은 받지 못했다. 이는 미국 상무부가 16일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중싱(ZTE)의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조처한데 대한 대응성 조처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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