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08 19:51
수정 : 2018.05.0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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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8일 일본 하네다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리 총리는 9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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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일 방문하면서 일본 매체에 첫 기고문
과거사·영토 아닌 ‘경제 교류’를 정상화 ‘축’으로
과거사 문제 입장 확인…‘댜오위다오’ 거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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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8일 일본 하네다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리 총리는 9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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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도쿄에서 열리는 9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일 관계가 “정상적 발전 궤도로 들어서는 교차점에 있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중국 총리가 일본을 공식 방문한 것은 무려 8년 만이다.
리 총리는 8일 <아사히신문> 특별 기고에서 “중국과 일본은 서로 매우 중요한 이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의 장기적·안정적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정상이 외국을 방문할 땐 관례적으로 그 나라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하거나 기고문을 싣는다. 그러나 2012년 8월 일본이 양국간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뒤 관계가 극도로 악화돼 지금껏 중국 정상의 방일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로 인해 2013년 취임한 리 총리가 일본 매체에 기고문을 싣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리 총리는 이 기고에서 일본의 금융기관 등이 중국 증시에 위안화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적격 외국인 투자가’ 자격을 부여하고, 중-일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렵고 민감한 정치 문제를 제쳐 놓고 경제 교류를 활성화해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블록을 적극 추진하면서, 이번 방일 기간에 의료과학·서비스·사회보장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협정을 체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리 총리는 그러나 중-일 관계 발전을 위해선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2000년이 넘는 중-일 교류를 언급한 뒤 “근대에 들어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침략전쟁은 중화민족에게 심각한 재난을 초래하고 일본 인민도 큰 해를 입었다”고 지적한 뒤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로 향하자”는 중국의 전통적인 대일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중-일 관계 정상화 뜻을 내비친 때문인지 양국의 핵심 현안인 센카쿠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일본에 도착한 리 총리는 10일까지 일본에 머무른다. 중국이 양국 관계 정상화 뜻을 내비친 만큼 아베 신조 총리가 올해 안에 중국을 답방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년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일본을 방문한 적이 없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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