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1 17:42
수정 : 2018.06.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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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9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통신>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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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대통령 방중 하루 줄여
시진핑, 김정은과 이틀 회담·식사
전격 방문한 김 ‘특별 대우’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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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9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통신>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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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을 위해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 정상과의 일정을 급히 바꾼 듯한 정황이 확인됐다.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과 같은 시기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예정된 일정을 앞당겨 19일 밤 귀국길에 올랐다. 18일에 중국에 도착한 그는 애초 2박3일 일정을 소화한 뒤 20일에 떠날 예정이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조기 귀국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일정을 앞당겨 중국을 떠난 19일 저녁,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은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의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모랄레스 대통령과 진행할 예정이던 만찬이 취소돼 일정이 단축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시 주석과 모랄레스 대통령의 회담 소식은 전했지만, 오찬·만찬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모랄레스 대통령 쪽은 “볼리비아의 전통 명절을 본국에서 보내려고 일찍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견줘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19일 회담과 만찬을 한 뒤 20일 다시 만나 회담과 오찬을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1일 양국 정상이 20일 조어대에서 오찬을 하기 전 단독회담에서 “새로운 정세 하에서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더욱 강화해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가 ‘국빈 방중’한 모랄레스 대통령의 일정을 바꾸면서 김 위원장과 만찬을 마련한 것이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의 방중이 갑작스럽게 결정됐고, 중국이 더욱 특별한 대우를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빈인 모랄레스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의 방문에는 ‘공식’이나 ‘비공식’ 등의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7차 방중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1~2차 방중은 북-중 모두 ‘비공식 방문’이라고 했지만 이번엔 ‘방문’으로만 발표됐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방중이 그동안 ‘비공식’으로 불린 배경에는 ‘당제(당 대 당) 관계’를 주축으로 하는 관계의 특수성과 신변 안전 보호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발표한 것은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만 하고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노지원 기자
oscar@hani.co.kr
[화보] 김정은-시진핑 ‘북-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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