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율 0.5%p 추가 인하 120조원대 유동성 공급
무역전쟁 본격화 대비 기업들에 완충장치 제공
미, 주말에 자국 첨단산업 중국 자본 진출 제한
시진핑은 “다른쪽 뺨 내밀 일 없다”며 강경
트럼프 “상호주의 그 이상 보복하겠다” 위협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업 재무 구조 개선을 이유로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추가 인하하며 총 7000억위안(약 120조원)의 유동성을 늘리기로 했다. 미-중 ‘무역 전쟁’ 본격화에 대비한 ‘지원사격’ 성격이 있어, 경제 상황 악화를 방지하면서 중국 지도부의 불퇴전의 각오를 뒷받침하는 조처로 받아들여진다.
인민은행은 24일 성명을 통해 공상은행 등 5대 국유 상업은행, 주식제 상업은행, 우정은행, 도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 외국계 은행 지준율을 7월5일부터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은행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은행은 14%에서 13.5%로 내려간다. 지준율은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 비율인데, 이번 인하로 시중에 7000억위안의 자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고 인민은행은 설명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조처가 최근 중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받을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인하된 지준율이 적용되는 날짜는 미국이 중국산 상품 500억달러(55조8500억원)어치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날짜(7월6일)의 하루 전날이다. 인민은행은 4월17일에도 지준율을 1%포인트 인하했다. 당시 조처는 미국이 중국 통신업체 중싱(ZTE)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발표하고 하루 뒤에 나왔다. 4월 초에는 미국이 중국 상품에 대한 대대적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은 본격 개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무역 전쟁에 결연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미국이 실제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도 같은 액수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상태다. 중국의 보복 다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 상품을 고율 관세 부과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와 함께 중국은 유럽 등 관련국과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유럽연합(EU) 고위급 경제 대화에서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국가 간 상호존중, 협력, 공영, 상호 본보기가 되는 교류를 계속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연합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말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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