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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10 15:04 수정 : 2018.07.11 01:04

2012년 12월 류샤가 중국 베이징 자택에서 남편 류샤오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가택연금 상태가 된 뒤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리커창 총리, 메르켈 총리 만난 지 하루만에 출국허가
지난해에는 남편 사망 뒤 출국 요청했으나 거부 당해

2012년 12월 류샤가 중국 베이징 자택에서 남편 류샤오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가택연금 상태가 된 뒤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1955~2017)의 부인 류샤(57)가 8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해제돼 10일 오전 베이징을 떠난 뒤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류샤는 베를린 테겔 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검은색 밴에 올라탔다”며 “‘류샤를 환영합니다’란 팻말을 들고 기다리던 수십명의 기자들과 활동가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류샤의 친구이자 반체제 작가인 예두는 “류샤가 오전 11시께 핀에어를 타고 베이징 공항에서 출국했다”고 전했다. 류샤의 동생 류휘는 위챗에 “류샤가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고 적었다.

류샤오보와 류샤. 사진 출처:국제앰네스티
류샤오보는 1989년 천안문광장 시위를 주도한 뒤 체제 전복 등의 혐의로 네 차례에 걸쳐 총 20년 가까이 옥살이를 했다. 2010년 10월 민주화 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수감 상태여서 시상식에 가지 못했다. 노벨위원회는 시상식장에 빈 의자를 놨고, 중국 정부는 노벨상 선정위원회에 항의했다. 류샤오보는 간암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인 지난해 7월 사망했다.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 직후부터 류샤 등 가족들은 출국금지와 가택연금 처분을 받았다. 류샤는 지난해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외국으로 떠나길 원했지만 중국 정부가 가로막았다. 24시간 감시를 받고, 인터넷 사용이 제한됐으며, 특별한 때만 일부 지인들과 통화가 가능했다. 그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고, 최근엔 몸 상태가 더 악화돼 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샤의 출국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독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류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 <로이터>는 중국이 유럽 쪽 요구를 들어줘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관해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24일 메르켈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류샤에게 베이징을 떠나 있으라고 요구했었다.

국제앰네스티, 마이클 셰이본, 폴 오스터, 할레드 호세이니 등 세계적 작가·예술가 수십명은 지난 5월 외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류샤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오는 13일 류샤오보의 기일을 맞아 대규모 추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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