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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16 17:03 수정 : 2018.08.16 20:28

차이잉원(왼쪽) 대만 총통이 12일 대만계 빵집인 85℃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분점에서 점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차이 총통이 안고있는 선물세트는 이 가게가 판매하는 것으로, 한 점원이 서명해달라고 내밀자 차이 총통이 이에 응해 서명을 해서 돌려줬다고 85℃ 쪽은 설명했다. 애초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이 가게가 차이 총통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대만 독립 지지'라고 비난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차이잉원에게 커피 팔았다가…‘중국 돈벌어 대만 지지’
‘한국 보복’ 때처럼 보이콧, 위생조사, ‘환구시보’ 비난

차이잉원(왼쪽) 대만 총통이 12일 대만계 빵집인 85℃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분점에서 점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차이 총통이 안고있는 선물세트는 이 가게가 판매하는 것으로, 한 점원이 서명해달라고 내밀자 차이 총통이 이에 응해 서명을 해서 돌려줬다고 85℃ 쪽은 설명했다. 애초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이 가게가 차이 총통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대만 독립 지지'라고 비난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남미 순방 길에 잠시 들린 미국의 대만계 빵집 브랜드가 중국과 대만 모두로부터 공격당하는 처지에 놓였다.

차이 총통은 지난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만계 빵집 85℃에 들렸다. 차이 총통은 이곳에 10분가량 머물며 커피를 산 뒤 매장 점원들과 인사했다. 동행한 민진당 입법위원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사진을 보면 차이 총통은 이 가게가 판매하는 선물 세트에 서명했고, 점원들은 미소로 응대했다.

이 사진을 보고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격분했다. 85℃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계정엔 “중국서 돈을 벌어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이 달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논란 때처럼 ‘중국서 돈을 벌어 중국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85℃는 대만계 커피 및 베이커리 브랜드로 중국에도 진출해 있다. 점포수는 중국(539곳)이 대만(435곳)보다 많다.

중국 누리꾼들은 곧바로 보이콧(제품거부) 운동을 시작했다. 얼러머, 메이퇀 등 배달 앱 리스트에서 85℃이 사라졌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85℃에게 중국에서 큰돈을 벌면서 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푸젠성의 한 지역 위생 당국은 관내 85℃ 매장에 대한 위생 조사에 나섰다.

85℃는 결국 15일 “‘92공식’을 굳건히 지지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문서였다. 차이 총통은 2016년 취임 이래 이를 공식 언급한 적이 없다. 85℃는 대만 독립을 부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러자 이번엔 대만에서 역풍이 불었다. 중국의 강압적 태도에 반발하는 ‘반중’ 성향 누리꾼들이 85℃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대만을 떠나라” “(92공식을 따라) 92℃로 이름을 바꿔라”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차이 총통도 “현지 대만인들에게 인사한 것뿐인데, 해당 기업이 굴욕적인 성명을 내도록 핍박 받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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