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27 11:00
수정 : 2018.08.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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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치 인민일보 해외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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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방북 취소한 트럼프에 ‘불만’ 표출
“조변석개는 장기적으로 문제해결 악화시켜”
환구시보 “미국은 북한과 시계를 맞춰야”
“무역전쟁 반격 가능…한반도 카드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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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치 인민일보 해외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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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돕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취소시킨 것과 관련해,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덕스럽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7일 해외판 고정칼럼 ‘망해루’에서, 이번 사태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한달도 남기지 않고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선언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표면적으로 미국 정책의 조변석개는 조선(북)에 심리적 압박을 주어 더 많은 양보를 하게 하려는 이른바 ‘거래의 기술’일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낡은 수법을 반복할수록 어렵게 얻은 접촉과 대화의 성과를 훼손시키고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며 조선반도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또 중국이 대북제재 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관련 사안에 대한 미국과의 대화 등 건설적 구실을 해왔다면서, “미국은 잊어선 안 된다. 조(북)-미 회담 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했고, 조선반도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이 제공한 중요한 의견과 도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되새겼다.
칼럼은 “(한)반도 문제의 얼음이 삼척이나 얼은 것은 하루의 추위 때문이 아니다. 깊은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대화 노력을 주문하는 한편, “중국은 미국에게 일깨워주고 싶다. 변덕을 부리고 남 핑계를 대는 것은 대국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마치 백악관은 좋은 이유를 찾아낸 듯하다. 비핵화와 대중국 무역전쟁을 연계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의심하는 미국 국내 여론을 완화시키면서 무역정책에 대한 비판에도 응답할 수 있게 됐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백악관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조금도 성의가 없음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이 사설은 또 “반도 비핵화는 시간표가 필요하다. 미국이 만약 진심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조선과 함께 시계를 맞춰야 한다. 조선이 미국 시계에 따르게 해선 안 된다”며 “반도 핵문제의 주요 시기를 돌아보면 돌파구를 한발 앞두고 후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원인은 미국이 항상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일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중국의 지지가 없었다면 미-조(북)는 지금 단계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무역전쟁에 맞서고 반격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 반도 비핵화라는 카드를 쓸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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