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17 16:47
수정 : 2018.09.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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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새벽 스웨덴 스톡홀름 한 호텔에서 중국 관광객이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의해 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웨이신(위챗)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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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관광객 체크인 14시간 전 도착해 소란
“경찰이 교외 공동묘지 부근 내려놔” 주장
알고 보니 24시간 개방 교회로 데려가…중 누리꾼들 “나라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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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새벽 스웨덴 스톡홀름 한 호텔에서 중국 관광객이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의해 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웨이신(위챗)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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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체크인 예정인 손님이 새벽 1시에 도착했을 때 호텔은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 관광객들이 스웨덴 숙박업소 로비에서 밤을 지낼 수 있도록 요청했다가 거절당해 쫓겨난 사건을 놓고 중국 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7일치 해외판 1면 ‘망해루’ 칼럼에서 “중국 관광객 3명이 스웨덴에 갔는데 몇 시간 일찍 갔다고 해서 스웨덴 경찰에 강제로 끌려나와 묘지에 방치됐다. 매일 자유와 인권과 공평을 이야기하는 스웨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놀라우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일 한 중국인이 부모와 함께 스웨덴에서 겪은 일을 가리킨 것으로, 주스웨덴 중국대사관은 15일 스웨덴 경찰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중국인의 에스엔에스(SNS)를 인용한 중국 매체 보도를 보면, 그는 이날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호텔에 도착했다. 부모가 몸이 편치 않고 밖은 추우니 로비에서 밤을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호텔에 요청했지만. 호텔은 충분한 공간이 없다며 거절했다. 중국인 가족이 강하게 항의하자 호텔 쪽은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가족을 강제로 끌어내 경찰차에 태우고는 교외의 공동묘지에 내려놨다. 당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바닥에 누워있는 가운데, 여성은 울고 있고, 아들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은 울면서 “살인이다”라고 고함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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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새벽 중국 관광객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호텔에서 로비에서 밤을 지내겠다고 요구하다가 쫓겨난 뒤 바닥에 주저앉아있다. 중국 외교 당국은 스웨덴 쪽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현지 매체들은 이들이 무리한 요구를 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를 내놨다. 웨이신(위챗)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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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5일 스웨덴 매체 <아프톤블라뎃> 보도를 보면, 이 관광객들은 ‘로비 투숙’을 요구하며 소동을 일으켰고, 경찰은 소란을 피우는 이들을 다루는 관례에 따라 자동차로 8분 떨어져 있는 24시간 개방 교회로 이들을 데려갔다. 교회 옆에 묘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하철·버스정류장도 있는 곳이었다. 경찰의 구타는 없었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다.
그러자 애초 스웨덴을 비난하던 중국 누리꾼들도 일가족에게 “나라 망신”을 했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거센 항의에 대해서도 일부에선 지난주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수용한 스웨덴 정부에 항의하려고 이 사건을 끌어들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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