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05 16:55
수정 : 2018.10.0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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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4일 워싱턴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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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트럼프 이어 선거개입 의혹 맹비난
중국 “비방 중단하라” 즉각 반발
펜스, 구글에 중국 사업 즉각 접으라는 요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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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4일 워싱턴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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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를 한 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선거 개입을 주장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중국이 미국 대통령을 갈아치우고 싶어 한다”며 대 중국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뜬구름 잡는 소리”라며 반박해, 무역전쟁에 이어 군사적 긴장 수위까지 높아진 양쪽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4일 워싱턴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중국은 전에 없던 노력을 기울여 미국 여론과 2018년 선거, 2020년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발동을 걸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이 작동하자 중국이 미국 대통령을 갈아치우고 싶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첩자들과 전위조직, 선전 매체 등을 동원해 대 중국 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은 “뜬구름 잡듯이 없는 말을 지어내 사실관계를 헷갈리게 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국경절 연휴중임에도 5일 새벽 대변인 성명을 내어 “중국은 역사적으로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해왔다. 걸핏하면 다른 나라 주권을 침범하고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게 도대체 어느 나라인지 국제사회는 이미 명백히 안다”며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미국은 잘못을 바로잡고 중국에 대한 비방·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자신의 승리를 원치 않는 중국이 다음달 6일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관영 매체가 아이오와주 지역 신문에 실은 4쪽짜리 광고형 기사를 ‘증거’로 내밀었다. 이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탓에 미국 농산물의 판로가 막히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담았다.
펜스 부통령은 구글에 중국 관련 사업을 접으라는 요구까지 했다. 그는 “구글은 공산당의 검열을 강화하고 중국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드래곤 플라이’ 앱의 개발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열 정책에 따르지 않아 중국 사업에서 철수했던 구글은 최근 중국 정부의 요구와 타협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가디언> 등 일부 언론은 선거를 앞두고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의혹,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특검 수사 등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사건이 잇따르는 시점에 ‘중국 선거 개입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면 전환용’이라는 시각이다. 혹시 모를 선거 패배 시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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