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07 13:47
수정 : 2018.10.07 20:35
|
멍훙웨이 인터폴 총재가 9월29일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그의 가족 및 프랑스 경찰이 밝혔다. 사진은 2016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인터폴 총회에서 멍 총재가 만장일치로 당선된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갈무리
|
멍훙웨이 총재 9일째 연락두절
프랑스 경찰, 부인 신고받고 ‘가족 보호’
홍콩 매체 “중국 도착하자마자 당국 연행”
저우융캉 부장 때 부부장…권력투쟁 연루설도
|
멍훙웨이 인터폴 총재가 9월29일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그의 가족 및 프랑스 경찰이 밝혔다. 사진은 2016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인터폴 총회에서 멍 총재가 만장일치로 당선된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갈무리
|
중국 치안 당국이 국제 형사조직인 인터폴의 현직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공안 간부를 구금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멍훙웨이(65) 인터폴 총재는 지난달 29일 인터폴 본부가 소재한 프랑스 리옹에서 중국행 비행기를 탑승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는 지난 4일 프랑스에 거주중인 멍 총재의 부인의 신고로 처음 알려졌으며, 프랑스 당국은 멍 총재가 중국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멍 총재가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기율 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떤 혐의인지, 어디서 조사를 받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공안부나 외교부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갑작스런 수장 공백 사태를 빚게된 인터폴은 성명을 통해 “법 집행 채널을 통해 중국 당국에 멍 총재의 상황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다”며 중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자체 수사 권한이 없는 인터폴을 대신해 리옹 현지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프랑스 내무부는 “멍 총재의 부인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 것을 우려한다”며 경찰이 멍 총재의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멍 총재는 2016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인터폴 총회에서 중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인터폴 총재에 선출됐다. 중국 공안부 누리집을 보면 2004년부터 유지해온 공안부 부부장 직책도 여전히 맡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다만, 지난 4월 공안 내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위원회의 위원직에서 물러난 것이 확인되면서 일각에서 권력투쟁 연루설이 제기된 바 있다. 멍 총재가 공안부 부부장에 임명된 시기는,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최고위급 부패사범인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공안부장이던 시기와 겹친다.
|
7일 중국공안부 누리집에서는 멍훙웨이 인터폴 총재가 부부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조회된다. 공안부 누리집 갈무리
|
멍 총재의 구금 및 조사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중국의 투명하지 않은 법 집행에 국제적 지위가 아무런 방패막이가 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짚었다. 인터폴의 일상 업무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된 총재도 국제 형사조직의 수장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독일 글로벌공공정책연구소의 카트린 킨젤바흐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멍 총재의 ‘실종’이 일종의 경고가 되면서 중국이 국제기구에서 지도적 지위를 주장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전통적으로 ‘미국식 일방주의’를 반대하면서 다자주의 및 국제기구의 구실을 강조해왔음에도, 역설적으로 국제기구 수장 등 실질적인 주도적 역할을 맡기는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 집권 이후 ‘반부패 드라이브’를 진행해온 중국은 해외로 도피한 부패범 및 정치범 추적에 인터폴을 적극 활용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멍 총재가 당선된 2016년에만 중국이 발동한 적색경보가 612건에 이른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3월 보도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중국이 인터폴에 제시하는 혐의는 불완전한 경우가 많고, 본국 송환 이후 적절한 변호를 받거나 무죄를 입증할 기회가 사실상 ‘제로’(0)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