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20 18:52
수정 : 2018.12.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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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화웨이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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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캐나다인 이달 3명째 억류
화웨이 CFO 체포 ‘보복’ 해석 지배적
미국 ‘대중국 견제’ 동참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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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화웨이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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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캐나다 국적자를 3명째 잡아들였다.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 이후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 낀 캐나다의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세라 맥키버라는 이름의 캐나다 여성이 구류 상태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불법 취업으로 중국 지방 공안기관으로부터 행정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지난주 체포된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리그와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 국적자 2명은 “중국 국가 안전을 위해한 혐의로 안전 부문으로부터 강제 조처를 당했다”며 이번 경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언론들은 맥키버가 비자 문제 탓에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비자 문제가 발생한 외국인이 대개 강제 출국을 당하는 것과는 다른 상황으로 보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코브리그와 스페이버에게는 ‘심각한 범죄’ 혐의가 적용된 반면, 3번째 억류자는 ‘일상적 이슈’가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잇따른 캐나다인 억류는 멍완저우 사건에 대한 보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일 캐나다 밴쿠버 경유 도중 미국의 요청으로 체포된 멍완저우는 11일 보석을 허가받아 밴쿠버 집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멍완저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구를 거부하도록 캐나다 법원을 압박하려는 게 중국의 잇따른 캐나다인 체포 목적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캐나다 상품도 고전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 대상으로 지목된 겨울옷 브랜드 ‘캐나다 구스’는 지난 주말로 예정됐던 베이징 싼리툰 직영점 개점 계획을 연기했다. 캐나다에서는 중국이 800억캐나다달러(약 67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외환 보유분을 팔아치워 외환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불안감도 퍼지고 있다.
동시에 캐나다는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압박도 받고 있다. 앵글로색슨 계열 5개국인 미국·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의 정보기관 협력체인 ‘파이브 아이즈’는 7월에 화웨이를 견제할 필요성에 합의했으며, 두 차례 트뤼도 총리에게 브리핑도 했다고 캐나다 언론들이 최근 보도했다. 한 전직 캐나다 외교관은 <비비시>(BBC)에 “캐나다는 이 문제에서 세상에 혼자 남겨져 있다. 이런 고통에 대해 미국이 뭘 해주는지 모르겠다”며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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